김영실 티스템 대표(왼쪽)가 연구원과 줄기세포 치료제 개발을 논의하고 있다. /티스템 제공
김영실 티스템 대표(왼쪽)가 연구원과 줄기세포 치료제 개발을 논의하고 있다. /티스템 제공
줄기세포 치료제는 뛰어난 재생 능력과 항염증 기능으로 주목받고 있지만 대중화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다. 거부반응 때문에 자기 몸에서 유래한 줄기세포를 활용하면 양산이 어렵고 가격이 비쌀 수밖에 없다. 세포가 죽지 않도록 극저온 상태에서 보관해야 하는 것도 걸림돌이다. 국내 바이오벤처인 티스템이 이런 문제를 한꺼번에 풀 열쇠를 찾아냈다.

티스템 김영실 대표 "거부반응 없앤 줄기세포 치료제 기술 확보"
줄기세포 전문기업 티스템의 김영실 대표(55·사진)는 “거부반응 없이 누구에게나 사용할 수 있는 줄기세포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며 “동결건조 상태로 완제품을 제조할 수 있어 일반 냉동이나 상온 보관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운영 중인 성형외과에서 10여 년 동안 이 치료제를 환자에게 처방하며 안전성과 유효성을 확인했다”고 했다.

부산대 의대를 나온 김 대표는 경남 창원에서 성형외과인 티아라의원을 운영하고 있다. 김 대표는 2007년 티아라줄기세포연구소를 세워 줄기세포 연구를 본격 시작했다. 2016년 티스템을 설립했다.

티스템의 핵심 기술은 줄기세포파쇄추출물(셸드줄기세포)에 있다. 온전한 줄기세포를 활용하는 게 아니라 특수한 방법으로 세포막을 제거하고 내용물만 추출하는 기술이다. 김 대표는 “거부반응의 원인이 되는 항원이 세포막에 붙어있기 때문에 이를 없애면 거부반응도 함께 없어진다”며 “살아 있는 세포가 아니기 때문에 동결건조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티스템은 셸드줄기세포를 활용한 샴푸, 헤어에센스, 보디워시, 보디에센스를 시장에 내놨다. 헤어에센스는 부산대병원에서 임상시험을 해 탈모 치료 효과를 검증했다. 반려동물 경주마 등 동물용 관절염 줄기세포 치료제는 임상시험을 하고 있다. 김 대표는 “개발 속도가 빠른 동물 의약품을 우선 개발하고 있다”며 “내년 2월께 임상을 마치고 시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인체용 의약품도 개발한다. 탈모치료, 잇몸치료, 통증치료, 치매치료 주사제를 전임상 기초연구 중이다. 2022~2023년께 개발을 마치고 시판하는 게 목표다. 그는 “셸드줄기세포는 인체 안전성이 높다”며 “민간 시험기관에서 9가지 안전성 검사를 했는데 모두 통과했다”고 말했다.

티스템은 2020년 상장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지금까지 약 60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