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97%가 건보 적용… 양질 의료 데이터로 바이오 경쟁력 키울 것"
“다양한 부처와 주체가 생산한 의료 정보들이 모인다면 온 국민이 고가의 정밀의료 혜택을 누리게 될 겁니다.”

장병규 대통령 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 위원장(사진)은 27일 서울 삼성동 그랜드인터컨티넨탈파르나스호텔에서 열린 ‘2018 글로벌 바이오 컨퍼런스’에서 이렇게 말했다.

장 위원장은 이날 ‘4차 산업혁명, BT(바이오기술)와 IT(정보기술) 융합을 위하여’라는 주제의 기조강연을 통해 헬스케어산업에서 빅데이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최근 몇 년 새 구글, IBM, 애플 등 글로벌 기업들이 헬스케어산업에 뛰어들었고 빅데이터와 딥러닝을 활용한 신약물질 개발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그는 4차산업혁명위원회의 역할에 대해 “인공지능과 딥러닝 등 데이터 연결에 따른 혁명에 집중하고 있다”며 “미래 지향적 산업으로 바이오 분야가 급격히 성장하고 있어 위원회 내에 헬스케어 특위를 설치하고 BT와 IT 융합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장 위원장은 헬스케어 특위의 6가지 핵심 프로젝트 중 국민 헬스케어 빅데이터 쇼케이스 구축에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개인정보 공유에 동의한 데이터 공유자 500~1000명을 패널로 선발해 병원 진료, 건강검진, 약물, 유전체, 생활방식 등 헬스케어 빅데이터를 구축하는 프로젝트다. 참여자에게는 개인별 질병을 예측하고 상담해준다. 이 프로젝트를 확대해 빅데이터 활용 모범사례를 만들고 국민 건강의 질을 향상시키는 게 목표다.

장 위원장은 ‘생물학과 기술의 교차점에서 21세기 최대 혁신이 일어날 것’이라고 언급했던 애플 창업자 고(故) 스티브 잡스의 발언을 소개하면서 “데이터와 바이오가 만나는 곳에서 가장 많은 혁신이 일어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잡스는 암으로 죽기 전 많은 돈을 들여 자신의 유전자 분석을 의뢰했지만 앞으로는 세계인이 잡스와 같은 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바이오와 IT가 접목되면서 유전체 분석 비용이 점차 저렴해지고 있다는 점에서다. 그는 “대형 의료기관의 처방 자료와 건강보험 데이터, 의약품 정보들이 모이면서 의료 서비스 가격이 낮아지는 혁신이 일어날 것”이라고 했다.

장 위원장은 한국이 가진 강점을 살린다면 바이오산업에서 경쟁력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나라는 세계적인 수준의 대형병원 인프라를 갖추고 있고 국민 건강보험 적용률이 97%로 양질의 의료 데이터가 많이 축적돼 있어 혁신 기술로 새로운 가치를 만들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중국은 바이오경제의 주축이 되겠다는 목표로 2020년까지 1700조원을 헬스케어산업에 투자하고 있다”며 “미국 유럽 등 선진국과 중국의 거대 기업 사이에 낀 한국이 처한 현실을 돌아보고 절박감을 가지고 연구개발(R&D) 분야에서 합종연횡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