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전 앱티스 대표 "차세대 약물전달 기술 개발… 부작용 없고 약효 유지"
‘항체약물접합체(ADC)’는 특수 연결체(링커)를 이용해 항체에 약물을 붙인 ‘유도 미사일’이다. 항체는 특정 항원을 찾아가는 성질이 있는데 이때 약물을 항체에 붙여주면 자연스레 약물이 항원을 가진 세포까지 전달되기 때문이다. ADC에 이용되는 항암 항체의 특허 만료가 올해부터 2022년까지 몰려 있어 ADC 개발 연구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약효를 정밀하게 조절하지 못하거나 비용이 많이 드는 기존 ADC의 단점을 개선하려는 연구도 본격화되고 있다. 바이오벤처 앱티스가 대표적이다. 성균관대 약대 교수인 정상전 앱티스 대표(사진)는 “돌연변이 항체를 만들어야 하는 기존 방식과 달리 항체의 특정 부위에 원하는 만큼만 약물을 붙이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고 했다.

이 회사는 항체를 구성하는 1300여 개의 아미노산 가운데 2개의 아미노산에만 링커를 만드는 기술을 갖고 있다. 정 대표는 “항체의 특정 위치에 링커를 만들 수 있고 여기에 붙이는 약물의 농도도 일정하게 유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돌연변이가 아니라 일반 항체를 사용하는 방식이어서 기존처럼 특정 돌연변이에 특화된 생산시설을 따로 갖출 필요가 없다.

그는 “기존 방식에 비해 훨씬 경제적으로 ADC를 생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앱티스는 차세대 ADC 기술을 적용해 유방암과 대장암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동물실험을 통해 신약 후보물질(파이프라인)을 도출하는 단계다.

정 대표는 “전임상이나 임상 1상 단계에서 다국적 제약사에 기술수출하는 게 목표”라고 했다.

정 대표는 1990년 성균관대 약학과를 졸업했다. 포스텍에서 1996년 유기화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하버드대 화학과 박사후연구원,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연구원, 동국대 화학과 교수 등을 거쳐 지난해 성균관대 약대 교수로 임용됐다. 2015년부터 식품의약품안전처 약전토론그룹 전문위원을 맡고 있다. 앱티스는 2016년 창업했다. 지금까지 55여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ADC 기술과 관련된 특허 5개를 확보했다.

ADC 기술을 적용하지 않는 관절염 치료제도 개발하고 있다. 현재 전임상 단계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