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주일 뒤 일몰 되는데…
유료방송 독과점 막기 위해
시장점유율 33.3%로 제한
"정부·국회 논의 조차 안해"

통합방송법도 '10년째 공회전'
케이블TV는 '방송법' 적용
IPTV는 'IPTV법' 따로 규제

"국회 계류로 혼란 여전
대규모 투자·M&A 못해"
유료방송 합산규제의 일몰이 1주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해당 규제를 소관하는 국회와 정부는 아무런 대응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선 일몰 연장에 대한 단 한 번의 논의도 이뤄지지 않았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도 국회 상황에 맞춰 대응하겠다며 뒷짐을 지고 있다.

세계 최대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업체 넷플릭스가 한국 시장에 본격 진출하는 등 유료방송 시장은 전환점을 맞았다. 기업 간 인수합병(M&A)을 비롯한 대규모 투자가 규제에 좌우될 수 있어 정부와 국회의 직무유기를 비판하는 업계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찬반 첨예한 합산규제

'유료방송 합산규제' 존폐 논란… 대책없는 정부와 국회

유료방송 합산규제는 KT의 인터넷TV(IPTV)와 KT스카이라이프의 위성방송 가입자가 전체 유료방송 가입자의 3분의 1을 넘지 못하도록 한 규제다. 2015년 6월 3년간 한시적 규제로 도입돼 오는 27일 일몰을 앞두고 있다. 일몰이 되면 IPTV와 케이블TV는 관련 법률에 따라 전체 시장점유율의 3분의 1을 넘지 못하지만 위성방송은 이 같은 규제를 다시 받지 않는다.

위성방송은 애초 점유율 제한을 받지 않았다. 태생적 배경 때문이다. KT스카이라이프의 전신은 2002년 3월 서비스를 시작한 한국디지털위성방송이다. 지상파 직접수신이나 케이블TV를 이용할 수 없는 난시청 지역 국민의 시청권을 보장하기 위해 설립된 회사로 KT와 지상파 방송사, 일부 대기업 등이 공동 출자했다.

하지만 이 회사는 2009년 방송법 개정에 따라 위성방송에 대한 겸영 제한이 없어진 뒤 민영화한 KT의 자회사로 편입됐다. 이후 KT가 KT스카이라이프를 통해 유료방송 시장점유율을 우회적으로 확대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면서 2015년 합산규제가 도입됐다. 지난해 하반기 기준 KT의 유료방송 시장점유율은 20.2%, KT스카이라이프는 10.3%로 합치면 30.5%에 이른다.

일몰을 앞두고 케이블TV 업계는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는 지난달 성명을 통해 “유료방송시장 공정경쟁 확보를 위해 현행 합산규제를 유지해야 한다”며 “합산규제는 시장의 독과점 사업자 출현을 방지하고 사업자 간 공정경쟁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최소한의 조치”라고 지적했다.

KT와 KT스카이라이프는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KT스카이라이프 관계자는 “포화상태인 유료방송 시장에서 합산규제가 없어진다고 KT스카이라이프의 점유율이 치솟는 것은 아니다”며 “규제가 유지되면 자율경쟁을 저해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통합방송법, 10년째 공회전

'유료방송 합산규제' 존폐 논란… 대책없는 정부와 국회

합산규제를 둘러싼 논란은 최근의 일이 아니다. 케이블TV와 IPTV의 점유율을 규제하는 근거는 각각 방송법과 IPTV법으로 나눠져 있다.

방송법은 특정 케이블TV 사업자가 전체 유료방송 시장 가입자의 3분의 1 이상을 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동시에 전국을 78개 권역으로 나눠 해당 지역에서 독점적으로 사업할 수 있는 권역 제한도 두고 있다. 출범 당시 신생 미디어의 조기 정착과 지역성 확보라는 목적에서 도입됐다. IPTV는 2008년 출범 당시부터 전국 사업이었기 때문에 전체 가입자의 3분의 1을 넘지 못하도록 하는 제한만 있다.

소비자로서 케이블TV와 IPTV는 유료방송 시장에서 선택할 수 있는 동일한 선택지다. 둘을 함께 통합 관리하는 통합방송법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끊임없이 제기되는 이유다. 2015년 합산규제를 도입할 때 3년이란 기한을 둔 것도 이 기간 통합방송법에 대한 논의를 끝내자는 취지에서였다.

하지만 지난 3년 동안 통합방송법은 제대로 된 논의선상에 오르지도 못했다. 2016년 11월 신경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권역 제한 폐지와 합산규제 유지를 골자로 하는 방송법 개정안을 발의했지만 이 역시 국회에 계류돼 있다. 권역 제한과 합산규제 모두 존폐 여부에 따라 시장이 급변할 수 있어 찬반이 첨예한데 지금껏 공회전만 계속된 셈이다. 한 방송업계 관계자는 “정부와 국회가 규제 연장이든 일몰이든 명확한 견해를 밝혀야 사업자는 환경에 맞춰 경영전략을 짤 수 있다”고 토로했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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