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5G 주파수 경매 D-1, 이통 3사 어떤 카드 꺼낼까
5G(5세대 이동통신) 네트워크 시대의 첫 단추가 될 주파수 경매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경매는 자율주행, 인공지능(AI), 가상현실(VR) 등 4차산업혁명의 토대가 될수 있다는 점에서 이동통신 3사는 치열한 수 싸움을 전개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정부의 총량제한 원칙에 따라 과열 경쟁은 없을 것이란 게 업계의 지배적인 분석이다.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는 15일 오전 9시 경기 성남시 분당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에서 5G 주파수 경매를 진행한다.

주파수 경매 대상은 3.5㎓(기가헤르츠) 대역 280㎒(메가헤르츠)폭, 28㎓ 대역 2400㎒폭 등 총 2680㎒폭이다. 두 대역의 최저 입찰가격은 총 3조2760억원으로, 이는 역대 주파수 경매 사상 최고액이다.

이통 3사의 관심사는 '꿈의 주파수'라고 불리는 3.5㎓ 대역이다. 5G 전국망을 구축하는데 유리한 주파수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번 경매의 관건은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가 3.5㎓ 대역의 주파수를 얼마나 가져가는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

과기정통부는 이번 주파수 경매에서 독점을 막고 공정 경쟁의 토대 마련을 한다는 취지를 살리기 위해 한 이통사가 최대로 가져갈 수 있는 주파수의 폭을 정해놨다. 이를 '총량제한'이라고 한다.

이에 꿈의 주파수인 3.5㎓ 대역에서 한 이통사가 가져갈 수 있는 최대 폭은 100㎒이다. 입찰 단위가 10㎒라는 점, 경매에 나온 폭이 총 280㎒라는 점을 고려할 때 낙찰될 경우의 수는 ▲100대 100대 80 ▲100대 90대 90으로 좁혀진다. 경매가 과열양상을 띄지 않을 것이란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주파수 경매는 '클락 방식'이며 1·2차로 나뉘어 진행된다. 1차에서는 주파수 대역폭(블록 개수)를 결정하고 2차에서는 주파수 위치를 결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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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파수 대역폭을 결정하는 1차에서는 이통 3사가 써낸 대역폭의 총합이 공급 대역폭과 일치하면 경매가 마무리 된다.

예를 들어, 경매 1라운드에서 A사가 100㎒, B사가 100㎒, C사가 100㎒를 적어낸다면 3.5㎓ 대역에서 공급하고있는 280㎒폭을 넘었기 때문에 다음 라운드로 넘어간다.

2라운드에서 A사가 100㎒, B사가 90㎒, C사가 90㎒라고 적어냈다면 총 공급량인 280㎒와 딱 맞아 떨어지기 때문에 1차 경매가 마무리 된다. 그러나 2라운드에서도 A사가 100㎒, B사가 100㎒, C사가 90㎒을 적어냈을 경우 총량이 넘었기 때문에 경매는 다시 3라운드로 넘어가게 된다.

라운드를 거듭할수록 정부가 제시하는 시작가는 0.3∼0.75%씩 오른다. 3.5㎓ 대역은 라운드를 거듭할수록 블록당 3억∼10억원, 28㎓ 대역은 1억원 안팎이 오른다.

따라서 이통 3사 중 누가 먼저 대역폭을 적게 가져가길 희망하는가에 따라 경매가 빨리 끝날 수도, 늦게 끝날 수도 있는 셈이다.

SK텔레콤은 최대 대역폭 확보에 사활을 걸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100㎒ 폭을 고집할 것으로 예상된다. 풍부한 자금력이나 가입자 수 등을 내세워 최대 주파수 확보 가능성을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 다음 고려 사항은 KT와 LG유플러스다. KT가 100㎒ 폭을 가져간다고 할 경우 LG유플러스가 80㎒ 폭을 가져가야 한다. 반면 KT가 90㎒ 폭을 가져간다고 하면 LG유플러스는 90㎒ 폭을 가져갈 수 있게 된다.

양사 모두 5G 주파수 확보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는 만큼 어떤 전략을 쓸지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혼간섭 문제로 주파수 경매에 나오지 않는 3.5㎓ 대역 20㎒도 주파수 경매에서 주목될 만한 사항이다. 과기정통부는 당초 3.5㎓ 대역 나온 300㎒ 폭을 매물로 나놨으나 중 혼간섭 문제로 20㎒ 폭을 이번 경매에서 제외한 바 있다.

김준섭 KB증권 연구원은 "혼간섭으로 제외된 주파수를 향후 획득한다는 가정하에 인접 대역 80㎒를 저렴한 가격에 낙찰 받는 것도 전략적 선택지가 될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