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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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킹, 고객 자금 횡령, 장부 거래 등 가상화폐(암호화폐) 거래소를 둘러싼 사건·사고가 계속돼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지난 10일 거래량 기준 국내 7위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레일이 해킹 당해 400억원 규모의 암호화폐가 유출됐다. 작년 유빗이 해킹 사태로 파산했고 올 4월 사기·횡령 혐의로 코인네스트 대표가 구속되는 등 중소 거래소 위주로 각종 사고가 발생하고 있다.

문제는 이 같은 암호화폐 거래소의 사고 및 비위 행위가 고스란히 투자자 피해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때문에 투자자들은 거래소 선택 시 상장된 암호화폐 가치뿐 아니라 거래소 자체의 안정성, 투명성, 피해 보상 능력 등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거래소 해킹에 따른 자산 유출 등의 피해를 막으려면 많은 회원 수를 확보해 활발한 거래가 이뤄지고 충분한 자본금과 보상 시스템을 갖춘 거래소를 선택할 필요가 있다.

업계에 따르면 인지도 높은 국내 대형 암호화폐 거래소 빗썸의 경우 보안 시스템 유지와 업그레이드, 설비·인건비 등으로 연간 수백억원을 투입하고 있다. 보안 솔루션 구축, 상시 관제, 서버 관리 및 보호, 외부 컨설팅 등 보안 강화에 역점을 두고 투자하는 셈이다.

반면 거래량이 적어 수익이 크게 나지 않는 중소 업체는 운영비와 투자비가 확보되지 않아 보안 등 시스템 운영이 불안할 수밖에 없다. 국내 거래소 가운데 중소 업체들은 거래 금액이 적어 업황이 급격히 악화될 경우 중장기적으로 살아남기 힘들다는 전망까지 나오는 실정이다.

보안 사고시 체계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거래소인지도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 개인 해킹 등 보안 사고시에는 발 빠른 대응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24시간 365일 연락 가능하며 체계적인 내부 사고 대응 시스템을 갖춘 거래소를 선택하는 게 좋다. 이메일로만 사고 접수를 받거나 직접 상담·신고가 곧바로 이뤄지지 않는 거래소는 가급적 배제하라는 조언이다.

또한 자체 자산으로 피해 회복이 가능할 만큼 재무 상태가 건전하고 충분한 자본금을 갖췄으며, 만일의 사고에 대비해 보험에 가입하는 등 보상 체계를 갖춘 거래소를 택할 필요가 있다. 암호화폐 투자 열풍으로 국내에 많은 거래소가 생겼지만 자본금을 충분히 확충하고 매출 등 재무 상태와 보유 암호화폐를 투명하게 공개한 곳은 아직까지 대형 거래소 한 곳 밖에 없다.

업계는 투자자들이 안전하고 투명한 거래소보다 시세 변동이 큰 군소 알트코인(비트코인을 제외한 암호화폐)을 많이 상장한 중소 거래소에 몰리는 현상을 지적했다. 검증되지 않은 신생 거래소 이용은 위험할 수 있다는 것.

한 암호화폐 거래소 관계자는 “거래량과 거래 금액이 많고 인지도가 높은 ‘검증된 거래소’를 이용해야 사고를 당해도 피해 보상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며 “신생 거래소의 경우 이런 점은 괜찮은지 꼼꼼히 따져보고 신중하게 선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봉구 한경닷컴 기자 kbk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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