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바이오전시회인 ‘2018 바이오 인터내셔널 컨벤션’(바이오USA)이 지난 7일 막을 내렸다. 4일부터 미국 보스턴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이번 행사는 세계 76개국 5000개 업체에서 1만8289명이 방문해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한국도 바이오USA의 역사를 만드는 데 일조했다. 올해 참가한 한국인은 850명으로 캐나다(1000명)에 이어 국적별 참가자 수 2위를 기록했다. 행사 주최 측인 미국바이오협회(BIO)는 서정선 한국바이오협회 회장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그러나 행사 내용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주요 세션이나 이벤트, 발표회에서 한국을 찾아볼 수 없었다. 참가자 수만 많을 뿐 내실이 없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바이오USA에는 전시행사와 별도로 바이오업계 종사자들이 자유롭게 이야기를 나누는 노변정담(fireside chat), 연구개발(R&D) 성과를 소개하는 프레젠테이션, 특정 분야에 대해 토론을 벌이는 슈퍼 세션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펼쳐진다. 글로벌 제약사부터 의학계, 미국 식품의약국(FDA) 등 각국 보건당국, 의료법과 규제를 담당하는 로펌 등이 제약·바이오산업의 나아갈 방향을 논의한다. 하지만 지금까지 한국 기업이나 정부가 주도해 마련한 세션은 한 건도 없었다.

일본은 일본무역진흥기구(JETRO)가 일본 정부의 의료 정책과 기술을 소개하는 세션을 진행했고 30여 개 별도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일본 후지필름의 미국 계열사인 후지필름 다이오신스 바이오테크놀로지스는 유전자 치료제 세션을 열었고 중국 정부는 바이오 육성 정책을 소개했다.

세계최대 바이오 행사 구경꾼 된 'K바이오'
한국은 기업 전시관 홍보와 파트너사와의 미팅에만 몰두했다. 비즈니스에만 주력하다 보니 한국 바이오산업의 경쟁력을 세계에 알리는 데 한계가 있었다. 한국이 트렌드만 뒤쫓는 관람객으로 남지 않으려면 국제 행사에서 주도적인 모습을 보여야 한다. 언젠가 바이오USA에서 한국 보건복지부, 식품의약품안전처와 바이오기업 관계자들이 연사로 참여해 ‘K바이오의 성공 비결’을 소개하는 날이 오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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