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롭게 선보인 갤럭시S9 선라이즈 골드 색상은 ‘새틴 글로스’ 공법을 처음 적용해 연령과 성별에 관계없이 누구나 받아들일 수 있게 만들었습니다.”(방혜진 삼성전자 디자인팀 디자이너)

앞줄 왼쪽 시계방향으로 김영건 프로, 이혜정 디자이너, 박승환 프로, 방혜진 디자이너. /삼성전자 제공
앞줄 왼쪽 시계방향으로 김영건 프로, 이혜정 디자이너, 박승환 프로, 방혜진 디자이너.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는 8일 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S9 시리즈의 새로운 색상인 ‘선라이즈 골드’ 모델을 내놨다. 지난 3월 첫 출시 때 코랄 블루, 라일락 퍼플, 미드나잇 블랙, 티타늄 그레이(국내 미출시) 등 4개 모델을 선보인 데 이어 지난달 버건디 레드 색상을 추가로 발매했다. 선라이즈 골드는 여섯 번째 색상이다.

최근 서울 우면동의 삼성전자 서울연구개발(R&D)캠퍼스에서 선라이즈 골드 색상을 만든 디자이너와 엔지니어들을 만났다. 방 디자이너는 “갤럭시S9의 색상은 하루 동안 만나는 ‘찰나의 순간’을 주제로 색상을 정했다”며 “선라이즈 골드는 태양빛이 절정에 이르렀을 때 산란되는 빛을 표현했다”고 설명했다.

선라이즈 골드가 기존 색상과 차별화되는 점은 삼성전자가 자체 개발한 새틴 글로스 공법을 적용해 생산했다는 것이다. 스마트폰의 색상은 후면부 유리 표면 안쪽에 안료를 이용해 입힌다. 외부와 접촉하는 바깥쪽에는 오염 방지 코팅을 한다.

새틴 글로스 공법은 유리막과 오염 방지 코팅 사이에 유리막 코팅을 분사처리하는 것이다. 차분한 광택을 표현하는 동시에 유리 표면의 지문도 덜 보이게 하는 효과가 있다. 새틴 글로스 공법을 적용한 커버와 그렇지 않은 커버를 나란히 두고 봤을 때 이 공법을 적용한 커버의 빛 반사도와 산란이 적었다.

이혜정 디자이너는 “다양한 조도 환경에서도 아름다운 색상을 볼 수 있도록 했다”고 강조했다.

처음 적용한 공법이어서 어려움도 많았다. 기구개발팀의 박승환 프로는 “유리 표면에 새로운 코팅을 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스크래치, 지문 등에 대한 내구성이 약할지 모른다는 우려가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기존에 내구성을 평가하는 항목이 10개였다면 새틴 글로스 공법은 어떤 문제가 생길지 알 수 없어 평가 항목이 2~3배로 늘어났다”고 했다.

충분한 내구성 테스트를 거치느라 기획 단계부터 제품 출시까지 3년가량 시간이 걸렸다. 박 프로는 “결국 기존 방식보다 내구성이 떨어지지 않는 코팅 방식을 찾았다”며 “작년 11월 글라스 표면 처리 공법에 관한 특허 출원을 신청했다”고 덧붙였다.

김영건 프로는 “처음 만드는 제품이다 보니 베트남 공장에서 현지인들에게 생산 방식을 정확하게 전달하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었다”며 “작년 7월부터 베트남어를 배워 양산을 시작할 단계에선 의사소통이 원활한 정도가 됐다”고 말했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