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화성에 생명체가 존재했다는 가설을 뒷받침할 가장 강력한 근거가 화성의 토양과 대기 중에서 발견됐다.

미국항공우주국(NASA) 연구진을 비롯한 미국과 영국, 프랑스, 멕시코 등 8개국 국제 공동 연구진은 7일 NASA 본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발표했다.

화성서 강력한 '생명체 흔적'
연구진은 2012년부터 화성에서 활동 중인 NASA의 탐사로봇 큐리오시티(사진)가 수집한 토양 샘플에서 생명체를 구성하는 유기분자의 흔적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또 5년간 수집한 화성 대기 정보를 통해 생명체를 구성하는 기본 분자인 메탄의 주기적 농도 변화도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NASA 고다드우주센터를 포함한 미국과 영국, 프랑스, 멕시코 등 4개국 연구진은 화성의 게일 크레이터에 있는 30억 년 된 이암(점토로 된 암석) 속에서 방향족과 지방족, 사이오펜 화합물을 발견했다. 이들 유기 화합물은 살아있는 생명체는 아니지만 생명체나 그 배출물을 구성하는 기본 재료라는 점에서 생명체 존재를 입증할 중요한 근거로 활용된다. 이번에 발견된 유기분자는 지금까지 발견된 어떤 유기분자보다 구조가 복잡해 생명체를 구성하는 더 큰 유기분자로부터 떨어져 나왔을 개연성이 있다는 게 연구진 설명이다

NASA 산하의 제트추진연구소(JPL)와 또 다른 8개국 연구진은 화성 대기 중 메탄 농도가 계절에 따라 바뀐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메탄 농도가 봄철에는 떨어졌다가 여름과 가을에 높아지고 겨울에 다시 내려간다는 것을 확인했다.

잉게 로에스 텐 케이트 네덜란드 위트레흐트대 교수는 이날 발행된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논평에서 “생명체와 메탄 순환의 연관성을 이해하려면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면서도 “화성 표면에 유기분자가 존재했다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생명체가 살았다는 질문이 더욱 설득력을 얻게 됐다”고 말했다.

박근태 기자 kunt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