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유도만능줄기세포(iPSc·역분화줄기세포)를 이용해 심장 질환을 치료하는 임상 시험을 허가했다. 노인성 황반변성 질환에 이어 심장 질환 치료까지 iPSc를 활용할 수 있게 되면서 iPSc를 활용한 치료가 더욱 활발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국제학술지 네이처는 30일(현지시간) 일본 후생노동성이 iPSc로 만든 얇은 심장 조직을 인체에 넣는 임상시험을 허가해달라는 오사카대 연구진의 요청을 허가했다고 전했다.

지난 2006년 야마나카 신야 일본 교토대 교수가 발견한 iPSc는 다 자란 피부세포에 유전자를 넣어 다양한 세포와 기관으로 분화할 수 있는 줄기세포로 되돌린 세포다. 난자와 정자가 만나 생긴 수정란이 세포분열을 통해 간, 피부, 뼈 등으로 자랄 수 있는 만능세포인 배아줄기세포와는 달리 윤리 논란에서 자유롭다. 야마나카 교수는 그 공로로 2012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했다.

오사카대 연구진은 iPSc를 이용해 1억개의 얇은 심근세포 조직을 만든 뒤 이를 심장세포가 손상된 사람의 심장에 주입할 예정이다. 우선 내년 중 환자 3명을 대상으로 시술을 진행한 뒤 치료 대상을 10명 더 확대해 추가 시술을 진행하기로 했다. 연구진은 앞서 돼지를 대상으로 진행한 실험에서 iPSc가 손상된 돼지 심장근육 세포를 재생하는 데 성공했다.

iPSc도 성체 세포를 다른 조직세포·기관으로 분화가 가능한 세포로 되돌리는 과정에서 유전적 변이가 나타날 경우 예상하지 못한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 임상시험이 성공적으로 끝나면 iPSc는 상업적인 치료제로 활용될 수 있다.

현재 미국과 한국에선 배아줄기세포를 이용한 연구를 집중하고 있는 반면 일본은 iPSc를 활용한 임상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일본은 2014년 줄기세포 치료 등 재생의료에 관한 법을 개정해 임상 1상과 2상에서 줄기세포 치료제에 문제가 없다면 상업적으로 판매하도록 했다.

박근태 기자 kunt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