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진입장벽 높이는 중국 게임, 만리장성 뚫으려면…
중국 게임시장의 진입장벽이 높다. 중국이 글로벌 게임 매출의 45%, 국내 매출의 40%를 견인하는 세계 최대 시장인점을 감안, 국내 업체들의 현지화 전략이 급선무라는 지적이 나온다.

28일 한국무역협회 상해지부가 발표한 '중국 게임산업 현황 및 시사점'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이 자국 시장 영업 허가권(판호·版號)을 부여한 게임은 총 9800개로 해외 게임은 490여 개(5%)로 집계됐다.

중국은 국내 게임산업에도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지난해 중국에 출시된 게임의 자국업체 비율은 95%. 2013년 57%에서 껑충 뛴 수치다 . 그만큼 국내 업체들의 진입이 어려워졌단 얘기다.

국내 게임의 중화권 매출은 약 1조5000억원으로 전체 수출액의 40%를 차지했다. 네오플의 던전앤파이터, 스마일게이트의 크로스파이어가 선전한 결과다. 그러나 중국 당국은 지난해 2월 이후 한국 게임에 대한 판호 발급을 중단하면서 국산 게임의 중국 수출은 15개월 동안 한 건도 나오지 않았다.

반대로 중국 게임의 한국 시장 진출은 가속화되고 있다. 지난해 한국 구글플레이에 출시된 중국산 모바일 게임 수는 1년 새 19% 증가했고, 중국 게임은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매출 상위권을 휩쓸었다. 한국 구글 앱장터에 따르면 국내 모바일게임 매출 상위 5위 안에 중국 게임은 3개가 포진한 상태다.

최근에는 중국 게임사들이 한국 인기 게임의 지적재산권(IP)을 활용한 신작을 내놓으면서 "판호 발급이 무의미해졌다"는 우려도 나온다. 판호 발급이 재개되더라도 국내 업체들이 중국 시장에서 성공할 확률은 낮아졌다는 설명이다. 이 때문에 판도를 바꿀 차별화 전략이 필요하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린다. 세계 최대 시장을 포기할 수 없는 만큼 차별화된 전략을 통한 시장 공략이 필요하다는 것.

전문가들은 중국인 개발자 고용, 현지 게임 개발 등 현지화 전략에 집중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한국무역협회도 보고서를 통해 "중국 게임문화와 사용자 기호 등에 최적화된 맞춤형 게임 개발 및 이를 위한 중국인 게임 개발자 고용, 현지 게임 개발 등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우리나라가 강점을 갖고 있는 e스포츠와 게임 라이브 서비스를 활용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우리나라 e스포츠 프로게이머와 감독들도 중국 진출을 적극 고려해야 한다"며 "중국은 인기 게임을 카피하는 수준에서 벗어나 전 세계 게임시장을 견인하는 수준으로 성장했다. 철저한 시장 조사를 통한 맞춤형 현지화 전략이 펼쳐져야 한다"고 했다.

윤진우 한경닷컴 기자 jiin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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