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물에 전기를 저장했다가 꺼내쓰는 해수전지를 사용한 해상 등대가 세계에서 처음으로 국내에서 개발됐다.

김영식 울산과학기술원(UNIST) 에너지 및 화학공학부 교수 연구진과 등부표 제작회사인 우리해양은 해수전지를 장착한 항로표지용 부표를 개발해 시험에 성공했다고 28일 발표했다.

해수전지는 바닷물 속에 포함된 나트륨 이온을 이용해 전기를 저장하는 2차 전지다. 충전할 때는 바닷물 속에 포함된 양이온인 나트륨 이온을 음극으로 끌어갔다가 전기를 생산할 때는 양극 전극 역할을 하는 물과 반응하게 해 이 과정에서 이동하는 전자 흐름으로 전기를 만드는 원리다.

해수전지는 태양광과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에서 전기를 생산한 뒤 바닷물에 저장하고 다시 꺼내쓰는 방식이라 경제적이고 친환경적이란 평가를 받는다. 전기를 충전하는 과정에서 바닷물을 담수로 바꿀 수 있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바닷물에 침수되도 작동하고 폭발 위험이 적은 것도 특징이다.

김 교수 연구진은 2014년 세계 처음으로 동전 크기의 해수전지를 개발한데 이어 크기를 키워 상용화를 추진하고 있다. 연구진이 개발한 등부표는 항로 수역과 장애물 표시를 위해 고정한 해양 구조물로, 밤에 불빛을 내어 항로를 나타내기 위해 납축전지를 쓰고 있다.

하지만 납축전지는 무거워 부표 중심을 잡기 어렵다. 침수가 되면 전기를 생산하지 못할뿐 아니라 납이 유출돼 환경오염이 일어나는 문제가 있다. 반면 해수전지는 고부표 아래 설치가 가능해져 무게 중심을 잡는데 용이하다. 또 배터리나 부품을 자주 교체할 필요가 없어 관리에도 도움이 된다.

연구진은 지난 18일 인천항과 인천대교 인근 8㎞ 앞바다에서 해수전지를 장착한 등부표를 띄워 밤에 불이 켜지는 지 실증시험을 했다.

김 교수는 “등부표에 사용되는 납축전지는 태풍이나 기상악화를 고려해 7일간 충전하지 않아도 전기를 생산하지만 해수전지는 그보다 긴 9일간 전기를 공급할 수 있다”며 “사용된 해수전지는 실제 등부표에 사용되는 납축전지를 대체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연구진은 이달 28일부터 내달 1일까지 열리는 제18차 국제항로표지 컨퍼런스에 이 제품을 공개했다.

박근태 기자 kunta@hankyung.com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