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개발 중인 항암 신약후보물질이 다음달 1일 미국 시카고에서 열리는 ‘제54회 미국임상종양학회(ASCO)’에 소개된다. 미국임상종양학회는 암 전문의와 제약업계 관계자 4만여 명이 참가하는 세계 최대 임상학회다. 올해는 한미약품, 신라젠 외에도 유한양행과 메드팩토가 임상 결과를 발표한다. 이번 학회를 계기로 국내 기업들이 기술 수출, 신규 투자 유치 등 성과를 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유한양행 등 10여개社, 세계 최대 암학회서 신약 대거 공개
27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국내 약 10곳의 기업이 미국임상종양학회에 참가한다. 유한양행은 폐암 치료제 ‘YH25448’의 임상 1·2상 중간 결과를 공개할 예정이다. 지난 4월 미국암학회(AACR)에서 동물을 대상으로 한 전임상 결과를 발표한 데 이어 이번에는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 결과를 공개한다. YH25448은 동물실험에서 아스트라제네카의 ‘타그리소’보다 항암 효과가 뛰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테라젠이텍스의 자회사 메드팩토는 고형암 환자를 대상으로 항암 신약 ‘벡토서팁(TEW-7197)’의 임상 1상 결과를 공개한다. 에이치엘비도 항암 신약 ‘리보세라닙’과 관련한 8건의 임상 발표를 앞두고 있다. 신라젠은 항암 바이러스제 ‘펙사벡’의 병용투여 임상 결과를 발표한다.

한미약품이 개발 중인 호중구 감소증 치료제 ‘롤론티스’와 항암제 ‘포지오티닙’, 항암제 ‘오락솔’ 등도 소개된다. 모두 글로벌 제약사에 기술 수출한 신약후보물질로 임상을 수행하는 파트너사들이 발표한다. 롤론티스는 임상 3상에서 경쟁 약물인 ‘뉴라스타’(성분명 페그필그라스팀)에 비해 비열등성을 입증했고 포지오티닙은 비소세포폐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에서 종양 감소 효과를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락솔’도 임상 1상에서 경구용 항암제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평가다. 한올바이오파마에서 분사한 미국법인 이뮤노멧은 고형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IM156’의 임상 1상 결과를 공개한다.

이번 학회에서는 로슈가 개발한 유방암 치료제 ‘허셉틴’(성분명 트라스트주맙)의 바이오시밀러에 대한 연구 결과도 소개된다. 셀트리온은 초기 유방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허쥬마’의 추가 임상결과를 포스터로 발표한다.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온트루잔트’도 초기 또는 국소 진행성 유방암 환자에게서 오리지널 제품과 같은 효능과 안전성을 보였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