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IT쇼 2018’ 사흘째인 25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전시장을 찾은 관람객들이 도우미의 설명을 듣고 있다. 신경훈 기자 khshin@hankyung.com
‘월드IT쇼 2018’ 사흘째인 25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전시장을 찾은 관람객들이 도우미의 설명을 듣고 있다. 신경훈 기자 khshin@hankyung.com
국내 최대 규모의 정보통신기술(ICT) 전시회인 ‘월드IT쇼(WIS) 2018’에 참가한 국내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과 중소기업들이 해외 기업과의 1 대 1 상담을 통해 수출 계약을 맺는 성과를 올렸다. 해외 판로 개척에 어려움을 겪는 중소 벤처기업들이 올해 11회째를 맞은 월드IT쇼를 발판으로 수출길을 개척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총 7082만달러 수출 상담

한국무역협회 주관으로 전시회 개막일인 지난 23일부터 이틀간 코엑스 현장에서 열린 ‘글로벌 ICT 빅바이어 초청 수출상담회’에선 총 7082만달러 규모(390건)의 수출 상담이 이뤄졌다. 수출상담회에는 국내 139개사와 해외 37개사가 참가했다. 무역협회는 수출상담액 중 1230만달러가량이 계약으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인공지능(AI) 영상분석 솔루션 벤처인 델리아이는 월드IT쇼에서 중국 구이양 빅데이터거래소와 500만달러 규모의 수출상담을 했다. 1년 이내에 1차로 50만달러 규모의 수출계약을 추진할 방침이다. 김서현 델리아이 영업팀장은 “해외 바이어들이 인공지능 폐쇄회로TV(CCTV) 기술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며 “구이양 빅데이터거래소와는 7~8월 베이징 현지에서 따로 만나 추가로 수출 협상을 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델리아이가 지난해 개발한 AI CCTV는 딥러닝 기술을 기반으로 영상 식별 정확도를 높인 게 특징이다. 자동차 번호판과 도로 상황 등을 식별할 수 있다. 초당 4대의 차량 번호를 인식하며 빛이 없는 야간에도 번호 인식률이 95%에 달한다. 부산 광안대교에도 차량 조회용으로 델리아이의 AI CCTV가 설치돼 있다.

◆“월드IT쇼에서 수출 기회 얻어”

스마트 축사 제어시스템을 개발한 트윈은 이번 상담회에서 60만달러의 수출 계약을 따냈다. 무역협회에 따르면 이 회사는 인도네시아의 경영 컨설팅업체 시티아시아와 수출 가계약을 체결했다.

트윈의 스마트팜 솔루션은 실시간으로 측정된 온도, 습도, 이산화탄소 등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환풍기를 자동으로 제어한다. 가축에게 최적의 대기 환경을 조성해 농가의 생산성을 끌어올릴 수 있다. 시스템에 이상이 생기면 스마트폰 앱(응용프로그램)을 통해 사용자에게 바로 알림을 줄 수 있다. 과전류나 누전 등 이상 상태를 감지해 화재도 예방할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이 회사는 중소기업진흥공단의 지원으로 올해 월드IT쇼에 제품을 출품했다. 나재훈 트윈 대표는 “중소기업진흥공단과 월드IT쇼가 아니었다면 수출 기회를 잡지 못했을 것”이라며 “중국과 일본, 싱가포르 업체들이 이 시스템에 관심이 많아 다음주부터 현지에서 바이어와 상담을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스마트폰 액세서리 제조업체 대동코끼리는 스마트폰 거치대로 120만달러 규모의 수출 계약을 맺었다. 이 업체는 대만 배터리 제조업체 텐리치에 자사 제품을 공급할 예정이다. 대동코끼리가 개발한 스마트폰 거치대는 2개의 고리를 통해 다각도로 스마트폰을 거치할 수 있고 카드 수납 기능도 갖췄다. 전대형 대동코끼리 대표는 “중국보다 우월한 품질에 해외 업체들이 주목했다”고 말했다.

사물인터넷(IoT) 기기 제조업체 블랙라벨은 IoT 기술을 활용한 정품 인증, 디지털 도어록 기술을 중국 빅데이터 기업 주스푼 빅데이터 그룹에 공급할 예정이다. 회사 관계자는 “몽골 관광공사와 300억원 규모의 기술 수출을 따내기도 했다”며 “앞으로 IoT 기술을 이용한 정품 인증 솔루션으로 중국에 진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정호/배태웅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