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가 심할수록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위험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심재정·최주환 고려대구로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팀은 2015년 1월부터 지난해 5월까지 고려대구로병원에 입원한 40세 이상 급성 COPD 환자 374명을 대상으로 대기오염과 COPD 간 위험도를 분석해 이 같은 내용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심·최 교수팀은 882일 동안 COPD 증상이 악화돼 입원한 환자를 통합대기환경지수에 따라 네 그룹으로 나눠 분석했더니 대기환경이 보통인 날에는 좋은 날보다 입원 환자가 1.6배 늘었다. 여러 대기오염 물질 중 미세먼지(PM10)가 30㎍/㎥ 이상일 때 입원율이 가장 높았다. COPD 환자는 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2~5월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는 의미다.

또 미세먼지가 높은 날을 기준으로 3일 뒤에 증상이 갑자기 나빠져 입원하는 환자가 많았다. 미세먼지가 몸속에 흡수되면 면역세포가 먼지를 제거하기 위해 염증반응을 일으킨다. 이때 시간이 걸리는데 입원까지는 평균 3일이 걸리는 것으로 의료진은 추정했다.

심 교수는 “그동안 천식, 급성기관지염, 심혈관 질환에 초점을 맞춘 미세먼지 연구는 많았지만 COPD에 관해서는 정확한 수치와 기준에 대한 연구가 부족했다”며 “이번 연구로 미세먼지와 COPD 발병 위험의 연관성을 확실히 알게 됐다”고 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International Journal of COPD) 4월호에 실렸다. 심·최 교수팀은 연구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2010~2017년 국내 전체 COPD, 천식 및 호흡기 질환자를 대상으로 추가 연구를 하고 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