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석구 서울성모병원 혈액내과 교수
"1년에 100명 걸리는 희귀병 외투세포림프종…환자 치료비 부담 덜어줘야"

'림프종'은 국내에서 가장 흔한 혈액암으로 매년 약 4500명의 환자가 새로 발생한다. 그러나 림프종은 세부 아형이 60여 가지에 이르기 때문에 각각이 희귀혈액암으로 분류된다. 그 가운데 하나인 '외투세포림프종'은 전체 림프종의 2~4%를 차지하는 병으로 매년 약 100명의 환자가 생겨난다. 23일 '희귀질환 극복의 날'을 맞아 조석구 서울성모병원 혈액내과 교수(사진)를 만나 외투세포림프종에 대해 들어봤다.

외투세포림프종은 비호지킨림프종의 일종이다. 림프종은 크게 호지킨림프종과 비호지킨림프종으로 나뉜다. 호지킨림프종은 전체 림프종의 10%, 비호지킨림프종은 90%를 차지한다. 둘을 나누는 기준은 진행 양상이다. 호지킨림프종은 암세포가 처음 발생한 부위와 가까운 곳으로 전이되지만 비호지킨림프종은 산발적으로 전이된다.

조 교수는 "외투세포림프종은 공격적인 암은 아니지만 장기간 꾸준히 진행되는 병으로 60대 환자가 많다"며 "2년 무병 생존율이 39%밖에 되지 않을 정도로 치료가 어렵다"고 했다.

외투세포림프종은 다른 림프종과 비슷하게 특이 증상이 없지만 드물게 혈변이나 빈혈이 나타난다. 대장 내시경 등 건강검진을 하다 위장관으로 전이된 것을 보고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발병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병이 상당히 진행된 상태에서 외투세포림프종을 진단하는 일이 잦기 때문에 여러 항암제를 복합적으로 사용해 치료한다. 환자 상태에 따라 고강도 또는 저강도 항암화학요법을 적용한다.

조 교수는 "젊은 환자는 R-CHOP요법(리툭시맙, 사이클로포스파마이드, 염산 독소루비신, 황산 빈크리스틴, 프레드니솔론 병용요법)처럼 단기간에 치료 효과를 볼 수 있는 고강도 항암화학요법을, 고령환자는 부작용을 고려해 BR요법(벤다무스틴, 리툭시맙 병용요법) 같은 저강도 항암화학요법을 선택한다"고 말했다.

최근 경향은 독성이 낮으면서도 효과가 좋은 BR요법 위주로 치료한다는 게 조 교수 설명이다. 그는 "BR요법은 '미국종합암네트워크(NCCN)' 가이드라인에서 가장 권고하고 있는 외투세포림프종 치료법으로 해외에서 활발하게 처방되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BR요법이 '사전신청요법'을 통해서만 가능해 환자가 한 달에 500만원의 약값을 전부 부담해야 한다. 사전신청요법이란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허가 받지 않은 약제 가운데 의학적으로 치료 효과가 있다고 입증된 약제에 한해 특정 의료기관에 약제 사용을 허용하는 제도다. 조 교수는 "BR요법에 포함된 벤다무스틴이 허가용 임상시험을 거치지 않은 약물이라 제도적으로 사용이 제한된다"며 "미국, 일본, 대만 등에서는 BR요법을 외투세포림프종에 대해 건강보험을 적용하고 있다"고 했다.

조 교수는 "희귀질환 환자를 위한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정책은 매우 환영할 만하다"면서도 "환자들이 고를 수 있는 대안이 많아지고 비용 걱정은 더는 방향으로 시행되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임유 기자 free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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