펫보험부터 AI 장난감까지… 6兆 시장 노린다
반려동물 양육 인구 1000만 명 시대를 맞으면서 ‘펫코노미(petconomy·반려동물과 경제를 결합한 신조어)’ 시장에 뛰어드는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이 늘어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국내 593만 가구가 반려동물을 키우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체 가구의 28%에 달한다. 2012년 9000억원대이던 국내 펫코노미 시장은 2020년 6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이 커지면서 참신한 아이디어를 내세운 ‘펫스타트업’도 증가하고 있다. 이들 스타트업은 기존 반려동물 시장의 불투명한 거래 구조를 개선하고, 정보기술(IT)을 접목해 독특한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한다.
펫보험부터 AI 장난감까지… 6兆 시장 노린다
◆불투명한 펫코노미는 그만

페오펫은 반려동물 전문 양육사와 소비자를 연결해 주는 스타트업이다. 양육사의 정보와 강아지의 품종·건강 상태를 공개해 반려동물 가구가 안심하고 분양받을 수 있게 했다. 소비자가 원하면 추가적인 품종 검사나 건강 검진 비용도 지원한다.

최현일 페오펫 대표는 “반려동물 가게 중 일부는 밀집된 공간에서 수백 마리의 강아지를 키우는 ‘공장식 사육장’에서 반려견을 공급받고 있어 강아지의 건강 상태가 좋지 못한 경우가 있다”며 “페오펫은 강아지가 폐사하거나 잘못된 품종을 분양받는 피해를 줄이기 위해 검증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스타트업 두리는 반려동물의 질병·사고에 대비한 펫보험 시장에 뛰어들었다. 펫보험은 일반적으로 홍보가 부족해 소비자들이 가입하고 싶어도 어떤 상품이 적합한지 모를 때가 많다. 두리는 펫보험 상품 정보를 알려주고 가입 희망자들을 모아 공동가입을 추진하는 방식으로 보험료를 15%가량 낮췄다.

21그램은 반려동물의 장례를 도와주는 스타트업이다. 국내에 정식 등록된 26곳의 동물 장례업체만 중개해준다. 웹사이트에서 장례비용 결제부터 유골함, 반려견 모양의 피규어 등 장례용품 구매까지 가능하다. 반려동물 장례절차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을 위해 전화나 온라인을 통한 24시간 장례상담 서비스도 마련했다.

권신구 21그램 대표는 “적법한 절차에 따라 장례가 치러지는 반려동물은 5%도 채 되지 않는다”며 “올바른 반려동물 장례문화를 정착시키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려동물 용품도 스마트시대

반려동물 관련 제품에 IT를 접목하는 벤처기업도 늘고 있다. 스타트업 골골송작곡가는 자동으로 반려묘의 배설물을 청소해주는 스마트 화장실 ‘라비봇’을 개발했다. 라비봇은 배설물을 알아서 청소해줄 뿐만 아니라 스마트폰 앱(응용프로그램)을 통해 배설 횟수와 시간, 화장실 내부 상태, 모래 저장량 등을 관리할 수 있게 도와준다. 지난 3월 크라우드펀딩 업체 와디즈에서 모금 시작 30분 만에 2억7000만원을 돌파하는 등 반려묘를 키우는 사람들로부터 큰 관심을 받았다.

고미랩스는 집안에 홀로 남겨진 반려동물을 위한 인공지능(AI) 놀이기구 ‘고미볼’을 개발한 업체다. 반려동물의 행동방식이나 반응에 따라 공의 움직임에 변화를 주는 것이 이 놀이기구의 특징이다. 공 내부에는 자이로모터와 LED(발광다이오드)를 장착해 움직임과 빛으로 관심을 끌 수 있게 했다. 반려동물이 공을 때리거나 깨무는 등의 반응을 데이터로 기록, 기기가 개별 동물에 최적화해 움직인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고미랩스는 기술력을 인정받아 지난달 롯데액셀러레이터의 창업지원프로그램 엘캠프 19기 멤버로도 선정됐다. 김인수 고미랩스 대표는 “집안에 남겨진 반려동물은 분리 장애, 비만 등의 문제를 자주 겪어 이를 해결하기 위해 기기를 개발했다”며 “고미볼과 연계한 스마트 목줄, 자동급식기 등의 제품도 출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