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 의약품 제조 패러다임 바뀐다… '현지 맞춤형' 소규모 공장이 새 트렌드"
“현지에 최적화된 소형 공장이 바이오의약품 시장의 새로운 트렌드로 떠오를 겁니다.”

올리비에 로일롯 GE헬스케어 바이오프로세스부문 총괄대표(사진)는 15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그동안 대규모 바이오 의약품 공장들이 시장을 주도했지만 미래는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셀트리온이 대규모 공장 증설 경쟁을 펼치는 것과 정반대되는 예측이다. 로일롯 대표는 “공장이 클수록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수 있지만 바이오의약품 사업에선 생산비 절감이 크게 중요하지 않다”며 “의약품 승인과 마케팅, 유통 비용을 고려해 현지에 최적화된 공장이 주목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초기 투자비용이 적고 건축 기간이 짧은 소형 스마트 공장을 세계에 분산 배치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점에서다. 화이자가 3억5000만달러(약 4000억원)를 투입해 중국 저장성 항저우에 건립 중인 바이오의약품 공장이 대표적이다. GE헬스케어의 조립형 공장 ‘큐바이오(KUBio)’가 적용됐다. 전기, 수도, 배관, 공조시설 등 62개의 모듈을 운송해 레고처럼 조립하는 방식이다.

로일롯 대표는 “기존 공장 대비 절반의 비용으로 12개월 만에 건축이 가능하다”며 “무엇보다 검증된 설비로 생산 품질과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어 중국에서만 내년까지 4곳에 공장이 지어진다”고 설명했다. 그는 “2025년에는 이런 공장이 15곳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며 “한국도 대량 생산에 머무르지 않고 소규모 현지 생산 방식을 적절히 도입해 보완한다면 경쟁력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지난 13일 방한한 로일롯 대표는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의 인천 송도 공장을 둘러봤다. 두 회사는 GE헬스케어의 최대 고객이다. 그는 “삼성과 셀트리온이 압도적으로 앞서나가고 있기 때문에 바이오시밀러 시장은 미국과 한국의 대결 구도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