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용 SW 강자' SAP… 싱가포르에 디지털 혁신센터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주도할 핵심 기술인 빅데이터를 놓고 글로벌 소프트웨어 회사들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MS)에 이어 기업용 소프트웨어(SW) 업체 SAP도 관련 투자를 확대하며 반격에 나섰다.

SAP는 8일(현지시간) 싱가포르에 다섯 번째 ‘SAP 레오나르도 센터’를 개설했다. 레오나르도는 SAP가 지난해 선보인 통합 디지털 서비스 플랫폼이다. 빅데이터 분석, 머신러닝, 사물인터넷(IoT), 블록체인, 지능형 데이터 등 최신 기술을 기존 25개의 산업군에 맞게 최적화한 형태로 지원한다.

레오나르도 센터는 기업이 새로운 기술을 시험할 수 있는 공간이다. SAP의 문제 해결 방법론인 ‘디자인 싱킹’을 통해 구체적으로 기업에 적용할 수 있는 솔루션을 단계별로 빠르게 개발할 수 있다. 이날 개소식 기조연설에 나선 스콧 러셀 SAP 아태지역 총괄 회장(사진)은 “2022년까지 7만 개 고객사들을 지능형 기업으로 전환하도록 돕겠다”며 “싱가포르 센터가 혁신의 중심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SAP는 전사적자원관리(ERP), 고객관계관리(CRM) 제품과 레오나르도를 융합해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세계 기업 거래량의 76%가 오가는 SAP의 시스템 내부에서 데이터를 발굴하겠다는 전략이다. 말라 아난드 SAP 레오나르도부문 사장은 “기업이 보유한 데이터와 IoT, 머신러닝 등 신기술을 결합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것이 혁신”이라고 설명했다.

SAP는 지난해부터 빅데이터·머신러닝 등 신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아마존, MS 등 글로벌 기업과의 경쟁에서 주도권을 잃지 않기 위한 노력이다. MS는 SAP의 직접적인 경쟁자다. ERP와 CRM을 통합한 클라우드 비즈니스 제품인 ‘다이내믹스 365’를 서비스하고 있다. 인공지능(AI) 솔루션인 ‘코타나 인텔리전스’와 머신러닝 기능도 기본으로 제공한다.

아마존은 지난해 말 ‘AI의 민주화’를 표방하며 데이터 분석과 머신러닝 구축을 간소화하는 ‘세이지메이커’를 비롯한 다양한 기업용 서비스를 공개했다. 스와미 시바수브라마니안 아마존웹서비스(AWS) AI 부사장은 “대기업부터 벤처기업까지 모두 AWS를 통해 머신러닝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싱가포르=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