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정보 유출사태로 유료 콘텐츠 내부 추동력 생겨"
페이스북, 유료 전환?…'광고 없는 구독 버전' 시장 조사
페이스북이 유료 전환을 이전보다 훨씬 심각하게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데이터 회사인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를 통해 8천700만 이용자 정보가 대량으로 유출됐다는 사실이 지난 3월 중순 폭로된 뒤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활용한 '타깃 광고'에 대해 정치권과 여론의 질타를 받아온 페이스북이 근본적인 비즈니스 모델 변경을 고민하고 있는 것이다.

블룸버그 통신은 4일 "페이스북은 최근 일정액의 구독료를 내는 광고 없는 버전이 사람들의 페이스북 활용도를 높일 수 있을지에 대한 시장 조사를 했다"고 전했다.

통신은 "과거에도 유료 페이스북 버전에 대한 논의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최근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 파문으로 인해 유료 버전에 대한 내부 추동력이 생겼다"고 전했다.

페이스북은 지난해 410억 달러(45조 원)의 매출 가운데 상당 부분을 이용자 정보를 활용한 타깃 광고로 창출했다.

과거 페이스북이 유료 전환을 내부적으로 검토했을 때 이용자 반응은 냉담했다.

무료를 약속해 놓고 돈을 받아가겠다는 것은 너무 탐욕스럽지 않느냐는 단순한 이유였다.

그러나 블룸버그는 "최근 정보유출 파문 이후 소비자들의 심리가 변하고 있다"면서 "사람들은 페이스북이 광고를 위해 수집하는 개인정보가 자신들이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이용되고 있는지에 대한 의문을 갖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자신들의 개인정보가 무분별하게 이용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유료 버전에 대한 수용의 폭을 넓히는 쪽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페이스북의 유료 전환 움직임은 최근 실적 발표 당시 마크 저커버그 CEO와 셰릴 샌드버그 COO(최고운영책임자)의 언급에서도 드러난다.

그들은 "페이스북의 광고 비즈니스 모델이 모든 소득 수준에 있는 수많은 사람에게 다가가는 이점이 있다"고 역설했지만, "그러나 이것이 유일한 비즈니스 모델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샌드버그 COO는 "우리는 구독을 포함해 많은 수익창출 방안에 대해 생각해왔으며, 앞으로도 계속 모든 것을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저커버그 CEO는 앞서 지난달 10일 미 의회 청문회에서 "무료 페이스북 버전은 항상 존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페이스북이 무료 버전과 유료 버전으로 나뉠 수도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는 말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