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 사업에 발목잡힌 이통3사…미디어 사업은 '훨훨'
실적 발표를 마친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이동통신 3사가 '본업'인 통신 사업의 부진으로 '악전고투'하는 모양새다. 반면 '부업'인 미디어 콘텐츠나 인터넷TV(IPTV) 사업에선 호조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4일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전날 KT를 시작으로 이날 SK텔레콤, LG유플러스가 실적을 발표했다.

KT는 올해 1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 3971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했을 때 4.8% 줄어든 수치다. SK텔레콤과 연결기준 영업이익 3255억원을 기록해 전년보다 20.71% 떨어졌고 LG유플러스는 1877억원으로 작년보다 7.5% 낮아졌다. 이통3사가 모두 지난해보다 다소 떨어진 영업이익을 기록한 것이다.

이는 달라진 회계기준에 영향을 받았다. 이전 회계기준을 적용할 경우 KT의 영업이익은 4351억원으로 전년비 4.3% 증가하고 LG유플러스의 영업이익은 2451억원으로, 전년비 20.8% 늘어난다. SK텔레콤도 이전 회계기준 적용시 영업이익은 3595억원으로, 12.4% 낮아진다.

달라진 회계기준에 더해 이동통신 사업의 부진도 영향을 미쳤다. 특히 선택약정 할인율 증가(20→25%), 취약계층 요금감면 등 통신비 인하 이슈가 주된 원인이 된 것으로 보인다.

이동통신 사업 부진의 직격탄을 맞은 사업자는 SK텔레콤이다. SK텔레콤은 이통 3사 중 가장 많은 가입자를 보유하고 있다. 그렇기에 SK텔레콤은 정부의 통신비 규제에 가장 민감할 수 밖에 없다. SK텔레콤은 이날 부진한 실적에 대해 선택약정 가입자 증가와 할인율 상승, 취약계층 요금 감면 등의 영향으로 이동통신사업 수익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KT의 무선 매출도 감소했다. KT는 올해 1분기 전년 동기 대비 0.9% 감소한 무선 매출 실적을 기록했다. KT는 가입자가 늘어났음에도 불구하고 매출이 감소하는 쓴맛을 봐야만 했다. 올해 1분기 휴대폰 가입자가 2014년 3분기 이후 최다인 6만5000명을 기록했다는 게 KT의 설명이다.

LG유플러스도 무선사업 영업수익 중 무선수익은 선택약정 할인율 증가 영향 등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 감소한 1조3452억원을 기록했다.

이런 상황에도 이통사들의 영업이익 하락폭이 크지 않았던 것은 미디어 사업이나 콘텐츠, 인터넷 사업 등 '부수적인' 사업들이 짭짤한 성과를 거둔 덕분이다.

SK텔레콤은 IPTV 사업에서 좋은 실적을 거뒀다. 회사 측에 따르면 지난해 3월말 기준 IPTV 가입자 수는 전년 동기 대비 9.6% 증가한 446만 명을 기록했다. 모바일 IPTV '옥수수' 가입자도 전년 동기 대비 25.5% 늘어난 888만 명에 달했다. 옥수수의 월 순방문자 수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1.9% 증가하는 위력을 보였다.

KT도 이같은 추세에 올라탔다. KT의 미디어·콘텐츠 매출은 IPTV 우량 가입자 확대로 전년 동기 대비 8.1% 늘어난 5617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별도기준 IPTV 매출은 3231억원으로 전년 대비 15.4% 증가하며 미디어·콘텐츠 분야 매출 성장세를 주도했다.

KT의 기가 인터넷도 좋은 성과를 거뒀다. KT 기가 인터넷은 올해 1분기에도 약 30만이 순증하며 3월 말 기준으로 KT 전체 인터넷 가입자의 49%에 해당하는 420만명 이상의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다.

LG유플러스도 IPTV와 초고속 인터넷 인터넷전화 등이 포함된 유선수익 홈미디어 수익이 증가했다. 해당 부부의 수익은 작년 동기 대비 3.7% 상승한 9491억원을 달성했다. 특히 유선수익 중 홈미디어 수익은 작년 동기 대비 11.6% 상승한 4701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작년 동기 대비 14.9% 증가한 367만2000명의 IPTV 가입자 성장에 힘입은 결과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통사에 대한 규제 강도가 강화돼 부정적 영향이 커지고 있다"며 "여전히 취약계층 요금감면, 통신요금 원가 공개, 제 4이동통신 등 부정적인 요인이 산재돼 있다"고 언급했다.

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