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미국 대선에서 수천만 명의 페이스북 이용자 개인정보를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후보 캠프에 넘긴 혐의를 받고 있는 데이터 회사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가 결국 문을 닫았다.
페북 이용자 개인정보 유출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 폐업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일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가 페이스북 이용자 개인정보 유출 파문으로 인해 고객들이 빠져나가고, 이 사건에 대한 조사가 끝나면 엄청난 벌금과 제재에 직면할 것이라는 예상 속에 2일자로 폐업을 결정했다"고 전했다.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의 모회사인 SCL 그룹의 나이젤 오크스 창업자는 회사명의 성명을 통해 "더는 영업을 계속할 수 없게 됐다"고 폐업을 확인했다.

케임브리지 대학 심리학과 연구원인 알렉산더 코건은 '디스이즈유어디지털라이프'(thisisyourdigitallife)라는 개인 성격 퀴즈 앱을 통해 페이스북 이용자뿐 아니라 이들 친구의 개인정보를 대량 수집해 이를 데이터 회사인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에 넘겼다.

페이스북은 이 앱을 통해 직간접적으로 8천700만 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됐으며, 이 가운데 미국인은 7천100만 명이라고 밝힌 바 있다.

페이스북은 2015년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 측에 수집한 데이터를 삭제할 것을 요청했다.

그러나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는 이를 무시했으며, 지난 미국 대선에서 이 자료를 트럼프 후보 측에 전달했다고 내부 폭로자가 전했다.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는 정보 유출 파문 이후 "합법적일 뿐 아니라 정치적으로나 상업적으로 온라인 광고 표준으로써 널리 인정받아온 방법을 사용했을 뿐"이라며 자사의 데이터 사용이 정당하다고 주장했다.

SCL 그룹은 앞서 지난 3월 알렉산더 닉스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 최고경영자(CEO)를 해임하고, 이 사건에 대한 독립적인 조사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3월 18일 영국 방송인 채널 4가 "브렉시트 국민투표나 미국 대선 등에서 선거판을 흔들기 위해 반대 진영 정치인들에게 미인계나 뇌물 등의 전략을 썼다"고 말한 닉스 전 CEO의 영상을 공개한 직후였다.

영상에는 닉스 CEO가 "정치인 집 근처에 여자애 몇 명을 보낸다"거나 "우크라이나 소녀들이 매우 예쁘다.

아주 효과가 좋다"는 등의 발언을 하는 장면이 담겼었다.

한편 페이스북은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의 폐업 소식과 관련, 성명을 통해 "정확히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를 파악하고 다시는 그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는 우리의 약속과 의지는 변하지 않는다"면서 "우리는 관련 당국과 긴밀히 협력해 조사를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