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애슬론·젠 개발한 짐 켈러 영입
[이슈+] 인텔, 경쟁사 AMD 개발자 영입… 노림수는?

인텔이 경쟁사 AMD 출신 개발자를 스카우트했다.

인텔은 짐 켈러(Jim Keller) 전 AMD 부사장(사진)을 영입했다고 26일(현지시간) 밝혔다. 짐 켈러는 AMD에서 애슬론 프로세서와 젠(Zen) 아키텍처 개발을 지휘한 수석 설계자다. 인텔은 짐 켈러가 오는 30일부터 인텔 실리콘 엔지니어링과 시스템온칩(SoC) 개발을 통합 담당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짐 켈러의 인텔 합류는 어려운 시장 상황을 극복하려는 인텔의 시도로 풀이된다. 최근 PC 중앙처리장치(CPU) 시장에서 인텔과 AMD는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인텔은 2000년대 이후 세계 CPU 시장에서 압도적인 점유율을 차지했지만, 지난해 AMD가 젠 아키텍처 기반 라이젠 시리즈를 출시한 이후 시장을 계속 빼앗기는 형국이다.

시장에서는 인텔의 CPU에 대해 6세대 이후 혁신이 끊겼다는 혹평이 많다. 브라이언 크르자니크인텔 CEO가 2016년 전체 인력의 11%에 달하는 PC, R&D 부문 인력을 해고하며 기술적인 진보가 끊겼다는 것이다. 실제 인텔의 6세대 CPU는 14나노미터(nm) 공정을 적용했는데, 7세대 CPU는 14nm공정을 안정화시킨 14nm+ 공정을 적용하는데 그쳤다. 8세대 역시 기존 공정에 물리코어 수를 늘려 성능을 높였을 뿐이다.

인텔이 멈춰선 사이 AMD는 짐 켈러 부사장을 영입해 젠 아키텍처를 개발했고14nm 공정을 적용해 기존 AMD CPU 대비 클럭당 성능을 52% 이상 높인 라이젠 시리즈를 지난해 선보였다.

라이젠 시리즈가 출시되자 국내 시장에서 1%에 그치던 AMD의 시장 점유율은 20%대로 치솟았다. AMD의 성과는 실적에서도 드러난다. 25일(현지시간) AMD의 2018년 1분기 실적발표에 따르면 이 회사는 전년 동기 대비 40% 증가한 16억5000만 달러(약 1조77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1100% 늘어난 1억2000만 달러로 확대됐다. 짐 켈러가 개발한 젠 아키텍처가 시장에서 큰 성공을 거둔 셈이다.

짐 켈러는 젠 아키텍처 개발이 완료되던 2015년 "새로운 도전을 하겠다"며 AMD를 떠났고, 테슬라모터스에서 자동주행 하드웨어 전문 공학부 부사장으로 최근까지 근무했다.

인텔은 짐 켈러 부사장을 영입을 통해 제품 경쟁력을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머씨 렌더친탈라(Murthy Renduchintala) 인텔 수석 기술 고문 겸 클라이언트 그룹 TSCG 총괄 사장은 "짐 켈러는 산업 전반에서 가장 존경할 만한 설계 이론가 중 하나이며, 인텔에 합류한 최상의 기술적 인재”라고 평가했다. 또 "인텔은 실리콘 설계 혁신을 추진하고 있는데 짐 켈러가 이를 가속시킬 것”이라고 기대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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