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바이오] 두피 관리만으로는 남성형 탈모 못 막아
직장인 전모씨(43)는 5년 전부터 정수리 쪽 머리가 듬성듬성 빠지기 시작했다. 탈모 증상이 심하지 않다고 생각한 그는 탈모방지 효과가 있다는 화장품을 찾아 쓰는 등 여러 방법으로 머리카락이 빠지지 않도록 관리했다. 하지만 정수리는 더욱 휑해졌다. 결국 탈모가 진행된 지 5년 만에 피부과를 찾았다. 남성형 탈모 진단을 받은 그는 치료를 시작했다.

전씨처럼 두피 관리나 마사지 등으로 시간과 비용을 낭비하는 탈모인이 많다. 남성형 탈모는 두피 문제 때문에 발생하는 증상이 아니다. 이 때문에 민간요법 등으로 치료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정수리 부분의 굵고 건강한 머리카락이 가늘고 옅은 색으로 변하는 남성형 탈모는 남성 호르몬 때문에 모발의 털 성장기가 짧아지면서 나타나는 질환이다. 20대 후반에서 30대에 시작된다.

◆앞머리와 정수리 모발 가늘어져

[제약·바이오] 두피 관리만으로는 남성형 탈모 못 막아
남성형 탈모는 증상이 갑자기 나타나지 않고 모발이 서서히 가늘어지며 진행되는 질환이다. 탈모를 의심할 수 있는 증상이 나타나면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고 그에 맞는 치료를 받아야 한다.

남성형 탈모는 앞머리와 정수리 부분의 머리카락이 가늘고, 짧고 색이 옅어지는 것이 대표적인 증상이다. 머리카락이 부드러워지고 가늘어지면서 가슴털과 수염이 굵어지거나 이마선이 뒤로 밀려나고 정수리 부위 두피가 들여다보이는 증상도 생긴다.

남성형 탈모의 원인은 매우 다양하고 복잡하다. 주 원인은 남성 호르몬과 탈모 유전자다. 디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DHT)은 남성형 탈모를 유발하는 물질이다. DHT가 모낭 세포에 영향을 미치면 모발 성장기가 짧아져 모발 크기가 점차 작아진다. 남성형 탈모는 탈모 유전자가 있어야 발생한다. 이 유전자는 부모 중 누구에게나 물려받을 수 있다.

김택훈 부산맥스웰피부과 원장은 “탈모 치료 효과가 있다고 알려진 탈모 방지 샴푸, 탈모 관련 화장품은 탈모 개선 차원보다는 두피 청결 유지 등 관리 차원의 보조적 목적으로 사용해야 한다”며 “남성형 탈모를 치료할 수 있는 가장 지혜로운 방법은 증상이 악화되기 전에 전문의와 상의해서 정확한 진단과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라고 했다.

◆약물수술 등 치료 통해 개선 가능

남성형 탈모는 적극적으로 치료하면 증상이 나아질 수 있다. 탈모 치료는 크게 약물요법과 수술요법으로 구분된다. 약물을 이용해 모발이 빨리 성장하도록 돕는 약물치료가 가장 흔하다. 바르는 약물과 복용하는 약물로 나뉜다. 탈모가 생기지 않은 옆머리, 뒷머리 모발을 탈모가 생긴 부위에 재배치하는 수술 치료도 한다. 수술을 받으면 이식한 모발이 이전 성질을 유지해 계속 자란다는 장점이 있다.

김 원장은 “모발이식을 한 부위는 영구적으로 탈모가 생기지 않지만 모발이식을 받지 않은 기존 모발은 탈모가 계속될 수 있다”며 “수술을 받은 뒤에도 약물 치료를 병행해야 하는 이유”라고 했다. 그는 “본인의 증상에 맞는 치료를 적극적으로 하면서 두피를 청결히 유지하고 균형 잡힌 식생활을 하는 등 탈모 예방 수칙을 지켜나간다면 탈모는 충분히 치료할 수 있다”고 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