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업계도 '미투'…'블랙서바이벌' 대표 성추행 논란

게임업계에서도 '미투' 폭로가 터져 나왔다. 모바일게임 '블랙서바이벌' 개발사 아크베어즈 대표가 퇴사한 여직원을 성추행했다는 논란에 휘말려 파문이 일고 있다. 피해자의 폭로 이후 대표는 공식 사과했으나, 당시 상황에 대해서는 "술에 취해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폭로는 6일 아크베어즈에서 GM으로 근무했던 A씨가 디시인사이드 '블랙서바이벌' 갤러리에 올린 글을 통해 이뤄졌다. 이에 따르면, A씨는 2014년부터 2017년까지 아크베어즈에서 근무했다. 시나리오 담당으로 입사했으나, 원래 맡은 일 보다는 다른 기획이나 잡무에 시달리며 힘든 시기를 보냈다고 한다. A씨는 우울증 증세가 심해졌고, 결국 회사를 그만 뒀다.

사건은 회사를 그만 둔 이후 A씨가 아크베어즈 대표 및 직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일어났다. A씨는 "이왕 끝내는 것 감정 상하지 않고 좋게 마무리하고 싶었기 때문에 별 생각 없이 나갔다"며 "아크베어즈의 대표 분은 늘 자신의 딸이 얼마나 예쁜지 자랑하고, 내 딸은 너같이 키우고 싶다고 하시는 분이었기 때문에 더욱 방심했다"고 전했다.

아크베어즈 대표와 A씨가 둘만 남게 되자, 술을 마시다 취기가 오른 대표는 A씨에게 "네가 좋다"며 강압적인 행동을 하기 시작했다. A씨는 "집에 가겠다는 저를 강제로 붙잡아 앉히고 자기랑 더 있어달라거나, 핸드폰 및 외투를 뺏는 등 위협적인 행동을 가했다"고 주장했다. A씨는 이때 대표와 나눈 대화를 녹음한 파일을 유튜브를 통해 공개했다. 해당 파일을 들어보면 택시를 타고 가려는 A씨의 목소리와, 이를 말리는 대표의 목소리가 들린다. "나 너 좋아한다고" "오바하고 있네" "너 까불지마"라는 말을 들을 수 있다.

게임업계도 '미투'…'블랙서바이벌' 대표 성추행 논란

A씨는 이 일이 있은 뒤로도 대표가 계속 연락을 해왔다고 전했다. A씨는 "대표는 주소와 학교를 포함한 제 모든 신상정보를 알고 있었다"라며 "매일 집에 들어갈 때마다 혹시 대표가 나를 찾아왔을까 너무 불안해 몇 번씩이나 주위를 살폈다"고 전했다.

A씨는 "고민 끝에 메일을 통해 제가 음성녹음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렸다. 그 뒤로는 연락이 사라졌다"며 "만약 그 날 녹음을 하지 않았다면 어떻게 됐을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당초 A씨는 이러한 사실을 서비스 중인 게임, 그리고 직원들에 피해가 갈까봐 공개하지 않으려 했다고 한다. 하지만 계속해서 자신과 관련된 이야기가 회사에서 오르내리고, 지난 5일 대표가 공식 방송에서 자신을 언급하는 것을 듣고 공개하기로 했다.

A씨는 "저와 비슷한 피해자가 또 있을지도 모르고, 앞으로도 다른 희생자가 나올 수 있을 거라 생각해 고통스럽지만 이 일을 수면 밖으로 끄집어내려고 한다"며 "부디 다시는 그 때의 저 같은 직원이 없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 같은 사실이 전해지자 가해자로 지목된 아크베어즈 대표는 '블랙서바이벌' 카페에 사과문을 올렸다. 그는 "6개월간 마음속으로 끙끙 앓고 있던 일이 알려지니 너무 너무 힘들고 죄송하다"며 "녹취록에 있는 그날 (A씨가) 꼭 다시 돌아오길 바라는 마음에 저녁을 먹자고 했다"고 전했다.

이어 "둘만 남았을 때 3차를 가서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눴고 3차 중반쯤부터 사실상 기억이 가물가물하다"며 "언뜻 기억나는 것은 택시 타는 과정에 뭔가 소리를 쳤던 것 같은데... 정도의 기억만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후 A씨에게 계속 연락한 것은 불안한 마음에 자초지종을 듣고 싶어서였다고 전했다.

그는 "녹취록을 듣는 짧은 시간이 저에게는 정말 힘들고 괴로웠고, 당사자는 더 괴로웠으리라 생각한다"며 "어린 직원에게 아무리 만취였다고 하나 큰 실수를 범했고 상처를 주었다"고 전했다.

게임업계도 '미투'…'블랙서바이벌' 대표 성추행 논란

더불어 그는 "해당 내용으로 법적인 조치를 받겠다. 당사자의 고소가 필요한지 잘 모르겠지만 어쨌든 죄를 지었으니 필요한 벌을 받겠다"며 "회사 내에서의 인사적인 조치도 받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사내에는 전체 회의를 통해서 내용을 전부 공개했고, 저희 가족에게도 위 사실을 말하겠다"며 "저 때문에 고통을 받으신 당사자분에게 정말 죄송하단 말씀드리며 책임지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아크베어즈는 2011년 설립된 모바일게임 제작사로, 자체 개발한 모바일 배틀로얄 게임 '블랙서바이벌'을 서비스 중이다.



백민재 한경닷컴 게임톡 기자 beck@gameto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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