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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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업체 넷마블이 아이돌 그룹 '방탄소년단'이 속한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의 '2대 주주'가 됐다. 넷마블게임즈는 4일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의 주식 44만5882주를 2014억3000여만원에 인수한다고 밝혔다. 자기자본의 4.51%에 해당하는 규모다.

이번 지분 투자로 넷마블은 빅히트 지분의 25.71%를 확보하게 됐다. 동시에 비상장사인 빅히트는 8000억원 이상의 시장가치를 인정받았다. 일각에서는 최근 키이스트와 FNC애드컬쳐를 인수한 SM엔터테인먼트(시총 9747억원)와 비슷할 것으로 평가한다.

방준혁 넷마블 이사회 의장과 방시혁 빅히트 대표는 친척 관계다. 넷마블의 지분 투자가 사업 시너지를 넘어 우호지분 확보라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그럼에도 게임업계와 엔터테인먼트사의 관계가 가까워지고 있는 점은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넷마블은 지분 투자에 대해 "글로벌 게임 및 음악 시장에서 영향력을 높이고 있는 넷마블과 빅히트 간 사업적 시너지를 확대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각자의 역량을 결합할 경우 다양한 융합 콘텐츠가 탄생할 것으로 기대한 것이다.

양사의 협력은 인기 스타를 모델로 쓰거나 게임에 스타를 닮은 캐릭터를 추가하는 것 이상으로 확장될 수 있다. 넷마블이 지난달 30일 열린 주주총회에서 음원 등 문화콘텐츠 관련 사업을 신규 사업목적으로 추가하고, 사명을 '넷마블게임즈'에서 '넷마블'로 변경한 것도 같은 의미다.

방준혁 넷마블 의장은 "신장르를 개척하기 위해선 이종 문화 콘텐츠가 융합돼야 한다"며 "게임과 시네마틱 드라마, 케이팝과 협업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권영식 넷마블 대표 역시 "게임 중심의 사업은 유지하되 게임사업과 접목 할 수 있는 신기술 분야로 영역을 확대하겠다"고 강조했다.

게임업계와 엔터테인먼트사의 교류는 더욱 활발해질 전망이다. 당장은 게임과 음악이 접목된 음원 사업과 스타의 영상·화보를 활용한 시네마틱 게임이 기대된다. 특히 한류 아이돌과 한류 게임이 만나 다양한 수익을 창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더욱이 SM엔터테인먼트, YG엔터테인먼트, JYP 등 국내 3대 연예기획사 모두가 모바일게임 진출에 팔을 걷어붙이면서 이종산업 간 합종연횡은 빨라질 수 있다. 업계에서는 게임업계와 엔터테인먼트사의 교류가 제2의 한류 열풍을 이어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민정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게임업계와 엔터테인먼트사가 연계해 기존 게임 사업 강화 및 글로벌 사업을 확대할 수 있다"며 "주요 시너지로 게임 포트폴리오 확대, 게임 IP 수수료 발생분 상쇄, 마케팅 강화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