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 SK텔레콤 인공지능(AI)리서치센터장이 4일 서울 을지로 삼화타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AI 연구개발 전략을 소개하고 있다.  /SK텔레콤 제공
김윤 SK텔레콤 인공지능(AI)리서치센터장이 4일 서울 을지로 삼화타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AI 연구개발 전략을 소개하고 있다. /SK텔레콤 제공
SK텔레콤의 인공지능(AI) 리서치센터가 AI 연구인력을 연내 두 배 넘게 늘린다. 현재는 30명이지만 국내외에서 인재를 발굴해 최대 60명 이상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김윤 SK텔레콤 AI리서치센터장은 4일 서울 을지로 삼화타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AI를 모르더라도 관심이 있으면서 소프트웨어 능력이 탁월한 인재, 사회적 책임이나 인간의 가치 구현을 잘 이해하는 인재들이 많이 왔으면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세계적 AI 선도기업으로 자리매김하려면 글로벌 최고 수준의 인재 확보가 필수라는 설명이다.

SKT AI리서치센터, 연구인력 두 배로 확대한다
SK텔레콤은 지난해 말 미래 성장을 위한 핵심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AI리서치센터를 새로 구축했다. AI 기술 개발과 사업 가능 검토 등을 담당한다. 기존 인력 30명 중 20명은 석·박사급인데 연말까지 국내외 인재 30명 이상을 수시 채용한다는 계획이다.

김 센터장도 지난 2월 영입됐다. 그는 KAIST와 미국 스탠퍼드대에서 공부한 음성인식 분야 전문가다. 음성인식 기술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네오스피치를 창업하고 영국의 음성인식 개발 업체인 노바리스에서 최고경영자(CEO)를 지냈다. 노바리스가 2013년 애플에 인수된 뒤 애플에서 음성인식 개발팀장과 AI 스피커 홈팟의 음성인식 비서 ‘시리’ 개발 총괄을 역임했다.

김 센터장은 25년 만에 한국에 돌아오면서 SK텔레콤을 택한 이유를 구체적으로 털어놨다. 그는 “애플에서 일할 때는 모바일 기기를 기반으로 연구했는데 SK텔레콤은 네트워크, 서비스 회사인 만큼 다른 일을 해볼 수 있을 것 같아 선택했다”며 “SK그룹의 기업 철학과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려는 노력도 매력적으로 보였다”고 말했다.

그는 SK텔레콤의 차별화된 강점으로 방대한 사용자 데이터를 꼽았다. “AI가 ‘몸’이라면 그 안에 흐르는 ‘피’는 데이터”라며 “SK텔레콤에는 기지국과 각종 센서, 앱(응용프로그램), 사용자 성향, 음성 데이터 등 포털이 갖지 못한 데이터가 많다”고 설명했다.

김 센터장은 한국의 AI 기술 수준에 대해 “사회적 관심이 높지만 그에 비해 기술 개발과 상용화 수준은 기대에 못 미치는 것이 사실”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기술이 급변하고 있고 이제부터 개발될 AI 기술이 지금까지 개발된 기술보다 훨씬 많을 것이기 때문에 앞으로 어떻게 하는지가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한국 상황에 맞는 AI 기술을 선택해 집중 투자해야 성공할 수 있다는 얘기다.

그런 맥락에서 SK텔레콤의 AI 연구개발 방향을 ‘인공지능(人工知能)’ 네 글자로 제시했다. 인(人)은 인재의 중요성이다. 연말까지 연구인력을 대폭 확대하는 배경이다. 공(工)은 기초기술이 사용자의 실생활에 다가가야 한다는 의미다. 그는 이를 “AI는 마술이 아니라 입력값(인풋)을 넣으면 결과(아웃풋)가 나오는 산술”이라고 설명했다.

지(知)는 차세대 AI의 조건이다. 사람이 일일이 데이터를 입력하지 않아도 성능이 향상되고 오류가 생겼을 경우 원인을 파악해야 한다. 능(能)은 SK텔레콤이 추구하는 AI 모습이다. 김 센터장은 “AI는 크고 복잡한 데이터에서 기존에 알 수 없던 지식과 통찰을 얻어내는 동시에 인간이 실생활에서 쉽고 편리하게 쓸 수 있도록 사용자 환경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