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 베링거인겔하임 이어 자이랩도 '올무티닙' 해지

제약·바이오 업계가 연구개발(R&D) 비용 회계처리로 인한 적자에 기술수출 계약종료까지 곳곳에서 터져 나오는 '악재'에 몸살을 앓고 있다.

업체들은 갖가지 개선책과 목표치를 제시하며 신뢰를 잃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모양새다.

31일 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일부 바이오벤처가 R&D 비용을 무형자산이 아닌 비용으로 회계처리하면서 적자가 늘어난 가운데 제약업계에서는 한미약품이 또 하나의 기술수출 계약해지를 알렸다.

중국 자이랩은 지난 29일 한미약품의 폐암 신약 '올무티닙'(국내 제품명 올리타)의 권리를 전격 반환하기로 했다.

2015년 11월 한미약품과 계약금 700만달러, 임상개발과 허가 및 상업화에 따른 단계별 기술료 등 총 8천500만달러의 계약을 맺은 지 약 2년4개월 만이다.

한미약품은 이미 수령한 계약금은 반환하지 않는다.

한미약품 올무티닙의 기술수출 해지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6년 다국적제약사 베링거인겔하임에서도 올무티닙의 기술수출 계약을 파기했었다.

이번에는 그때만큼의 시장 충격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

자이랩이 지난해 이미 자사 홈페이지 R&D 파이프라인 목록에서 올무티닙을 삭제하는 등의 전조 현상이 있어서다.

실제 주가도 크게 출렁이지 않았다.

한미약품은 30일 전일 대비 1.16% 하락한 51만1천원에 마감했다.

서근희 KB증권 연구원은 "자이랩이 해당 물질을 주요 파이프라인에서 제외한 건 이미 알려진 사실이어서 우려는 선반영됐다고 본다"며 "계약 반환으로 인한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미약품은 중국 지역을 포함한 새로운 임상시험 계획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자이랩과의 계약종료 후에도 중국에서의 임상을 지속하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한 셈이다.

최근 내홍을 겪고 있는 차바이오텍, 네이처셀 등 줄기세포 업체들도 상황을 타개한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차바이오텍은 4년 연속 영업손실로 '관리종목'으로 지정됐고, 네이처셀은 '조인트스템'의 조건부 허가가 무산됐다.

차바이오텍은 임원에 제공하기로 한 스톡옵션을 부결하고, 향후 기초 R&D 부문 분리와 계열사 수익 사업을 가져오겠다는 개선안을 내놨다.

이영욱 차바이오텍 대표는 "올해 30~50억원의 영업이익을 내겠다"고 구체적인 수치를 제시하는 등 주주들을 달랬다.

라정찬 네이처셀 대표 역시 조인트스템의 조건부 허가는 무산됐더라도 임상 3상을 신청, 개발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라 대표는 대표직을 걸고 기업가치를 끌어올리겠다고 공언한 것으로 전해진다.
적자에 계약해지까지… 제약바이오업계 각종 악재에 '몸살'
적자에 계약해지까지… 제약바이오업계 각종 악재에 '몸살'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