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사 CEO가 스톡옵션·자사주 매입 강조하는 이유는

자사주매입, 고객가치 혁신등 동분서주한 CEO들
책임경영 행보로 대내외적 신뢰 가치 상승 기여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왼쪽부터), 황창규 KT 회장,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사진=각사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의 자사주 매입,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의 스톡옵션 강조 등. 최근 이동통신사 최고경영자(CEO)들의 남다른 행보가 관심사다.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통사 CEO들이 책임경영 의지를 피력하고 있다. 자사주 매입, 스톡옵션 부여 등이 대표적인 것이다.

자사주 매입은 책임경영의 의지를 뚜렷하게 나타낼 수 있는 한 방식이다. CEO가 자사의 주식을 많이 가지고 있게되면, 주주이자 한 경영자로서 회사 경영에 책임감을 갖게 될 수 있어서다.

스톡옵션을 강조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스톡옵션은 기업이 임직원들에게 일정 수량의 자사 주식을 일정한 가격으로 매수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하는 제도다. 다시말해, 자사 임직원들에게 주식을 매수할 수 있도록 해 회사 경영에 책임감을 주겠다는 의도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스톡옵션을 통한 책임경영 강화를 강조하고 나섰다. 박 사장은 최근 주총에서 "스톡옵션 부여로 책임경영을 강화하고 이를 통해 기업 가치를 극대화시켜야 한다"고 언급했다.

SK텔레콤은 이번 주총에서 서성원 MNO(이동전화) 사업부장에게 2755주, 이상호 서비스플랫폼사업부장 1594주, 유영상 코퍼레이트센터장에게 1358주의 스톡옵션을 각각 부여했다.

박 사장은 지난해 SK텔레콤 주총에서 2~7년간 단계적으로 행사할 수 있는 총 6만6504주의 스톡옵션을 부여받은 바 있다.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은 23일 2억5000만원 상당의 2만주를 추가로 매입했다. 이로써 권 부회장은 기존에 보유한 자사주를 포함해 총 6만주를 보유하게 됐다.

LG유플러스의 자사주 매입은 새로 시작하는 드론 사업에 대한 자신감으로도 읽힌다. LG유플러스는 이번 주주총회에서 드론 사업을 위해 '무인비행장치사용사업' 등에 관한 정관 일부를 신설했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권 부회장의 자사주 매입은 최고경영자로서 앞으로의 경영성과에 대한 자신감 표명, 책임경영으로 중장기 성과를 내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라고 설명했다.

황창규 KT 회장은 2015년 10월 자사주 5000주를 매입한 바 있다. 이 밖에 KT는 투명경영의 일환으로 최근 주총에서 회장 최종 후보 선정 주체를 기존 CEO 추천위원회에서 이사회로 바꾸는 지배구조 개편안을 이번 주총에서 통과시켰다.

이는 5G(5세대) 이동통신 등 신사업 투자에 대한 미래의 불확실한 상황에 놓인 이통사가 해당 방법을 통해 대외적인 자신감을 간접적으로 피력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업계 관계자는 "대내외적인 어려움에 처한 이통사들이 위기 타개책으로 책임경영을 강화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CEO들의 이러한 행보는 주주들은 물론 일반 고객들에게 까지 긍정적인 이미지를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