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이어 개최되는 국제학회를 통해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연구개발 성과들이 대거 공개된다. 이에 따라 각 기업에 대한 기대감도 커질 것이란 관측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제넥신은 오는 17일부터 20일까지 미국 시카고에서 열리는 내분비학회(ENDO 2018)에서 소아 환자 대상 지속형 성장호르몬의 유럽 임상 2상 결과를 발표한다. 임상의 성공 여부를 좌우하는 6개월 키 성장률 결과치가 처음으로 공개된다.

제넥신은 한독과 함께 지속형 성장호르몬 'GX-H9'를 개발하고 있다. 주 1회 및 월 2회 투여가 가능한 의약품으로 매일 맞아야 하는 기존 치료제를 대체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제넥신 관계자는 "지난해 9월 90% 환자에 대한 6개월 키성장률과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며 "1차 유효성 평가의 종료를 알리고, 올 3분기께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임상 3상을 신청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회사는 지난해 9월 미국에서 열린 국제소아내분비학회를 통해 2상 중간결과를 발표했다. 전체 계획한 48명의 환자 중 90%인 43명의 6개월 투여 결과, GX-H9는 매일 맞아야 하는 화이자의 '지노트로핀'보다 높은 키 성장률을 보였다.

다음달에는 면역항암제 '하이루킨'과 화학 함암제 병용에 따른 동물실험 결과를 발표한다. 4월 14일부터 18일까지 열리는 미국암학회(AACR 2018)을 통해서다. 암을 발현시킨 쥐에서의 실험 결과 의미있는 생존률을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약품 유한양행 보령제약 에이치엘비 이수앱지스 신라젠 등도 이번 AACR에서 항암제 후보물질의 연구 결과를 포스터를 통해 공개한다. 대부분 동물실험 결과로 개발 초기에 해당한다.

유한양행은 오스코텍과 공동 연구 중인 비소세포성 폐암 치료제 'YH25448'의 동물실험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기존 치료제들은 혈액·뇌 장벽(BBB) 침투가 어려워 뇌 전이 환자들에게 효과가 크지 않다. YH25448는 BBB 침투로 뇌 전이에도 치료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비소세포성 폐암의 30~50%는 암이 뇌로 전이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미약품은 급성골수성백혈병 치료제(HM43239), 간암 치료제(HM81422), 소세포성 폐암 치료제(HM97211) 등의 동물실험 결과를 처음으로 공개한다. 신라젠은 항암바이러스 펙사벡과 면역관문억제제 병용 요법의 효과를 신장암 모델 동물에서 살펴본 결과를 내놓을 예정이다. 이는 병용 요법 관련 첫 연구결과의 공개다.

신라젠은 또 다음달 9일부터 12일까지 영국 옥스포드에서 열리는 국제 항암바이런스 콘퍼런스(IOVC 2018)에서 펙사벡 정맥투여 단독요법의 임상 2상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배기달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국내 업체들의 연구개발 역량이 높아지는 만큼 연구 진행 상황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며 "국제학회에서 뛰어난 임상 결과가 공개되면 기업의 가치가 높아지고, 다국적 제약사로의 기술수출로 이어지기도 한다"고 말했다.
국제학회의 계절…국내 제약·바이오 성과 대거 공개
한민수 기자 h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