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택시를 운영하는 카카오모빌리티가 미터기 요금 외에 별도 수수료를 내면 택시를 빨리 잡을 수 있는 유료 호출 서비스를 내놓는다.

이용자들의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택시를 수월하게 잡을 수 있다면 ‘웃돈’을 낼 수 있다는 반응이 있는 반면 심야 시간대에는 추가금이 필수가 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사실상 택시요금 인상이라는 반응도 나온다. 별도 수수료가 ‘부당요금’에 해당하는지 법적 논란도 예상된다.

▶본지 3월13일자 A14면 참조
카카오택시, '웃돈' 내면 즉시 배차… 택시 잘 잡힐까, 요금만 오를까
웃돈 내고 빠른 배차 서비스 도입

카카오모빌리티는 13일 서울 소공동 더플라자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카카오택시에 ‘우선 호출’과 ‘즉시 배차’ 기능을 이달 말 추가한다고 발표했다.

‘우선 호출’은 인공지능(AI)을 활용해 배차 성공 확률이 높은 택시를 먼저 호출하는 방식이다. ‘즉시 배차’는 인근의 빈 택시를 바로 잡아주는 기능이다. 두 방식 모두 택시 미터기 요금 외 별도 수수료를 내야 한다. 목적지와 관계없이 택시를 바로 잡아주는 ‘즉시 배차’의 요금이 더 비싸다.

현행 콜비(주간 1000원, 심야 2000원)보다 높게 책정될 예정이다. 정주환 카카오모빌리티 대표는 “일정 요금을 받는 정액제로 시작해 장기적으로 시간, 장소에 따라 차등을 두는 탄력 요금제로 바꿔나갈 것”이라고 계획을 밝혔다.

추가 요금은 택시기사와 바로 나누는 것이 아니라 운행 실적·평가 등을 종합적으로 반영해 현금성 포인트로 돌려준다. 무료 호출도 포인트 산정 기준에 포함해 무료 호출 기피 현상을 막는다. 콜비 이상의 수수료를 받는 것이 문제가 없는지를 묻자 정 대표는 “유료 호출 서비스 수수료는 택시 요금과 별개로 카카오택시 플랫폼에 내는 방식이어서 부당 요금에 해당되지 않는다”며 “포인트 제도가 기사들에게 운행 동기를 부여해 많은 호출 요청에 응답할 수 있는 선순환 구조가 형성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웃돈 감수’ vs ‘택시비 인상’

카카오택시 유료 호출 서비스에 대한 이용자의 반응은 엇갈린다. 찬성하는 측은 택시를 손쉽게 잡기 위해선 웃돈도 충분히 감수할 수 있다고 말한다. 미국의 우버나 중국의 디디추싱 등 차량공유 서비스들이 탄력 요금제를 도입한 것과 별 차이가 없다는 얘기다. 40대 직장인 A씨는 “현재도 심야 시간에 카카오택시를 부를 때 목적지 옆에 ‘요금 더블(두 배)’ 같은 단어를 쓴다”며 “수월하게 택시를 탈 수 있다면 유료 서비스를 이용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반대하는 측은 사실상 택시요금 인상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택시가 부족한 시간대에 모든 사람이 ‘즉시 배차’를 사용한다면 더 비싼 요금에도 불구하고 택시를 잡지 못하는 일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30대 직장인 B씨는 “택시요금만 올릴 것이 아니라 우버 같은 서비스를 허용해 택시에도 경쟁 구도를 도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 대표는 이에 대해 “유료 서비스가 도입되면 수요가 몰리는 시간대에 더 많은 택시가 영업에 나서 공급량이 늘어나는 효과가 생긴다”고 설명했다.

법적 논란 가능성도

카카오택시 유료 서비스에 대한 법적 논란도 예상된다. 현행 택시운송사업의 발전에 관한 법률은 미터기 요금 외에 추가 요금을 받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이 때문에 2015년 SK플래닛이 ‘T맵택시’에서 최대 5000원의 웃돈 제시가 가능한 기능을 도입했다가 서울시로부터 시정 조치를 받아 서비스가 중단됐다. 정 대표는 “지난해부터 국토교통부 및 지방자치단체와 논의해 긍정적 답변을 받았다”며 “내부적으로 법적 검토도 마쳤다”고 말했다.

하지만 국토부와 서울시는 협의한 바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성훈 국토부 도시광역교통과 사무관은 “T맵택시의 수익모델에 대한 논의를 한 적은 있지만 카카오택시 유료 서비스 얘기는 언론 보도를 보고 처음 알았다”며 “카카오가 구체적인 사업 모델을 내면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양완수 서울시 택시물류과장도 “사전 협의를 하지 않았다”며 “카카오가 콜비(2000원) 이상의 추가 요금을 받으면 부당요금에 해당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승우/박상용 기자 lees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