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 고체 히알루론산 필러로 1조원 시장 공략"
화장품, 건강기능식품, 의약품, 필러…. 미용·건강 분야에서 '약방의 감초'처럼 빼놓을 수 없는 원료가 있다면 무엇일까. 권동건 진우바이오 대표(사진)는 이 질문에 "히알루론산(HA)"이라고 답한다. 히알루론산은 이미 우리 몸에 존재하는 물질이기 때문에 몸 속에서 하는 역할이 증명됐고 거부반응이 없기 때문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히알루론산은 피부, 관절, 눈 등 여러 부위에 존재한다. 콜라겐, 엘라스틴과 더불어 피부의 3대 구성 요소로 불리며 피부와 관련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초기에는 히알루론산을 동물에서 직접 추출했지만 1990년대 이후 미생물을 활용한 제조법이 개발되면서 안전성과 경제성이 확보되면서 널리 활용되기 시작했다. 전세계 히알루론산 원료 시장 규모는 1조원가량으로 추정된다.

최근 서울 홍릉동 사무실에서 만난 권 대표는 "중국 업체와의 협력을 통해 히알루론산 원료 사업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며 "2021년 상용화를 목표로 실, 패치 등 여러 형태의 필러와 함께 유착방지제용 필름 등을 개발하는 등 완제품 사업도 속도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권 대표가 2013년 홀로 설립한 진우바이오는 히알루론산 전문기업이다. 화장품, 건강기능식품, 의약품, 필러 등에 쓰이는 히알루론산 원료를 주로 생산한다. 권 대표는 히알루론산 전문가다. 단국대에서 생물공학으로 박사 학위까지 받은 그는 이후 고려대, 케임브리지대, 일본 산업기술총합연구소(AIST) 등에서 히알루론산을 연구했다. 코오롱생명과학에서 수석연구원을 지낸 경력까지 더하면 22년가량 히알루론산 연구에 매달려 왔다. 권 대표는 "진우바이오가 생산하는 HA 원료는 타사에 비해 리터당 생산성이 2배 가까이 되고 분자량은 1.5배 정도 된다"고 말했다.

진우바이오는 생산기지를 중국에 뒀다. 중국 재벌기업인 차이나이스터그룹과 손을 잡고 진우바이오가 25% 지분을 갖는 합작사를 지난해 세웠다. 히알루론산 균주와 배양기술을 합작사에 중국 현지 시장 판권과 함께 이전했다. 권 대표는 "코오롱생명과학, 한미약품 등 여러 국내 기업들이 가격경쟁력을 갖춘 중국기업들과의 경쟁에서 밀리는 상황"이라며 "앞으로 이 흐름이 거세질 거라면 오히려 적극적으로 중국 자본을 활용하는 게 낫다고 판단해 전략적으로 제휴를 맺었다"고 설명했다.

공장은 차이나이스터그룹이 500억원가량을 들여 중국 산둥성에 지었다. 권 대표는 "중국 시장의 판권을 넘긴 게 인센티브가 됐다"며 "생산량이 2~3톤에서 지난해 40톤까지 급증했다"고 했다. 차이나이스터그룹은 최근에 연간 150톤의 히알루론산을 생산할 수 있는 공장을 추가로 지었다.

진우바이오는 완제품 개발에도 힘을 쏟고 있다. 권 대표는 "필러의 경우 여태까지는 주사제 형태 밖에 없었지만 효과 지속성과 환자의 편의성과 의사의 사용성 측면에서 부족한 면이 있었다"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히알루론산이 1~2% 정도 극미량이고 대부분이 물로 이루어진 액상 형태가 아닌 100% 히알루론산만으로 이루어진 실, 패치, 필름 등의 고체 형태의 차별화된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제형을 만드는 데는 성공했지만 현재 안전성과 효과를 입증하기 위한 세포실험을 하고 있다. 양산하는 데 필요한 설비도 개발하는 단계다.

지난해 진우바이오가 올린 매출은 13억원이었다. CJ, 한국콜마 등에 화장품과 건강기능식품에 활용되는 HA 원료를 판매해서다. 권 대표는 "올해 매출은 20억~30억원 가량 예상한다"고 했다. 그는 "진우바이오는 중국을 기반으로 한 히알루론산 원료 사업과 함께 차별화된 제형의 완제품 필러 사업으로 꾸준한 성장을 이어갈 것"이라고 했다.

임락근 기자 rkl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