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는 에이즈 예방약 너무 비싸"
국내 최초의 먹는 에이즈 예방약 ‘트루바다(사진)’가 출시된 지 약 한 달이 지났다. 예방 효과는 뛰어나지만 매일 복용해야 하고 1년 약값이 500만원 수준으로 비싸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길리어드사이언스가 개발한 트루바다는 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HIV) 감염 치료제로 에이즈 환자에게 처방돼왔다. 그러나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지난달 HIV 감염 위험이 높은 사람에게 예방 목적으로 트루바다 처방을 허가하면서 일반인도 복용할 수 있게 됐다. 국내 누적 에이즈 감염자는 약 1만1500명으로 10년 전보다 2.6배 늘었다. 전 세계적으로 에이즈 발병이 감소하는 추세와 반대로 한국은 2016년에만 내국인 감염자가 1000여 명 늘었다.

이에 따라 트루바다가 에이즈 발병률을 낮출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길리어드에 따르면 이성애자 커플 4747쌍, 남성과 성관계를 갖는 18세 이상 남성, 성전환여성 2499명 등을 대상으로 트루바다 복용 후 감염률을 분석한 결과 위약 대비 44~75%의 예방효과가 있었다. 이 중 남성과 성관계를 갖는 고위험군 중 트루바다의 주성분인 테노포비르가 혈장에서 검출된 사람이 검출되지 않은 사람에 비해 감염 위험이 92%가량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보험급여가 적용되지 않아 약가가 높고 복용 요법 등 약물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점이 해결 과제다. 트루바다를 에이즈 예방 목적으로 처방받으면 1정당 가격이 약 1만4000원으로 월 40만원, 1년에 500만원가량의 약값을 부담해야 한다.

또 매일 한 알씩 먹어야 해 번거롭다는 점도 지적된다. 신형식 국립중앙의료원 감염내과 교수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는 에이즈 예방약 도입 3년 만에 신규 감염자 수가 44%가량 줄었다”고 말했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