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WC에서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오른쪽 첫 번째)이 황정환 LG전자 MC사업본부장(세 번째) 등과 함께 LG전자의 실속형 스마트폰 K8에 대해 설명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MWC에서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오른쪽 첫 번째)이 황정환 LG전자 MC사업본부장(세 번째) 등과 함께 LG전자의 실속형 스마트폰 K8에 대해 설명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5세대(5G) 이동통신이라는 큰 환경 변화는 업계 3위인 LG유플러스에는 굉장한 기회입니다. 판을 뒤엎기 위한 절호의 기회를 놓치지 않도록 만반의 준비를 하겠습니다.”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은 지난달 27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8’ 현장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이같이 말했다. 서비스 측면에서 보면 아직 5G로 수익을 낼 만한 콘텐츠를 찾기가 쉽지 않다는 게 그의 분석이다.

권 부회장은 “MWC 전시관을 돌아봤지만 눈에 띄는 5G 콘텐츠가 보이지 않아 고민”이라며 “다른 통신사 경영진을 만나도 5G 서비스로 돈 벌기 쉽지 않겠다는 얘기를 이구동성으로 한다”고 전했다.

그는 “5G 서비스는 기업 대 기업(B2B)과 기업 대 소비자(B2C) 영역으로 나뉜다”며 “B2B는 여러 사업 모델이 나와 있지만 규모가 크지 않고, 의미 있는 규모가 되려면 시간이 걸린다”고 설명했다.

B2C도 아직 수익을 낼 만한 영역을 찾기 쉽지 않다고 했다. 권 부회장은 “증강현실(AR), 가상현실(VR), 게임 정도가 현재 5G로 할 수 있는 주요 콘텐츠인데 MWC에서 확인한 관련 콘텐츠는 진도가 3개월, 6개월 전과 비교해 빠른 것 같지 않다”며 “이런 속도면 내년 상용화할 때 이용자가 선뜻 고가의 요금제를 쓰면서 5G에 가입할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5G 서비스에 기술적 난제가 많다는 점도 고민거리로 꼽았다. 5G 주파수는 기존 주파수와 특성이 크게 달라 운영 노하우를 새로 쌓아야 한다. 그는 “축적해야 할 기술이 많다 보니 기술력 좋은 회사와 그렇지 않은 회사 간 격차가 많이 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이에 당분간은 5G보다는 순항 중인 홈미디어사업에 집중하겠다는 방침을 내비쳤다. 권 부회장은 “네이버와 손잡고 지난해 12월 출시한 인공지능(AI) 스피커가 반응이 좋다”며 “AI스피커, 인터넷TV(IPTV), 홈 사물인터넷(IoT) 등을 무기로 홈미디어사업에서 확실한 강자로 자리매김하겠다”고 밝혔다.

이동통신사업에서는 올해 차별화된 서비스를 차례로 제공할 계획이라고 했다. 지난주 출시한 데이터 속도와 용량에 제한이 없는 데이터 요금제가 첫 결과물이다. 권 부회장은 “이 요금제가 우리 회사 전체 가입자의 30%까지 수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케이블TV업체 인수와 관련해서는 “CJ헬로뿐 아니라 다른 업체에도 관심이 있다”며 “케이블업계 상황이 녹록지 않아 서두르지 않고 다각도로 지켜보고 있다”고 밝혔다.

사업모델 발굴 등을 위해 글로벌 기업과의 협력도 확대할 방침이다. 중국 차이나모바일과는 5G 서비스 발굴을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 권 부회장이 오는 5월 베이징 차이나모바일 이노베이션센터를 방문할 예정이다. 그는 “버라이즌도 조만간 방문해 협력관계를 구축하기로 했고 일본 이통사 KDDI와는 기존 드론사업뿐 아니라 지능형 CCTV 사업에서 머리를 맞대기로 했다”고 말했다.

바르셀로나=유하늘 기자 sky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