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프로젠KIC가 항체 개발 기업 다이노나로부터 면역항암 항체 4종류에 대한 독점 개발 및 사업화 권리를 양도받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27일 발표했다. 에이프로젠KIC는 바이오시밀러 전문업체 에이프로젠이 우회상장을 위해 인수한 나라케이아이씨가 상호를 바꾼 기업이다.

이번 계약으로 에이프로젠KIC는 다이노나에 계약금 30억원을 지불한다. 이후 임상 개발 단계별로 중도기술료(마일스톤)로 총 4000억원 지불하고 상업 제품 판매 시 순이익의 10%에 해당하는 경상기술료를 지급한다.

다이노나는 1999년에 박성회 서울대 의대 교수와 송형근 충북대 의대 교수 등 저명한 국내 면역학자들이 창업한 바이오벤처로 치료용 항체 개발에 매진해왔다.

에이프로젠KIC는 이번 계약으로 유방암 치료용 항체(anti-CA12), 급성백혈병 치료용 항체(anti-CD43), 뇌종양 및 고형암 치료용 항체(anti-PD1), 난소암과 림프종 등을 치료하기 위한 광범위 면역 항암 항체(anti-CD47) 등을 보유하게 됐다. 에이프로젠KIC 측은 이 네 가지 항암 항체에 에이프로젠이 보유한 이중표적항체 제조 기술, 고발현 세포주 제작기술, 연속배양을 이용한 대량 생산기술 등을 적용해 블록버스터급 항암 신약으로 개발할 계획이다.

에이프로젠KIC 관계자는 "다이노나는 다른 항체 개발회사들과는 다르게 세포막 단백질을 자연 그대로의 상태로 인식하는 항체만을 골라내는 독특한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며 "이런 차별화된 항체 발굴 기술을 높이 평가해 다이노나 항체들을 도입하는 계약을 체결했고 향후 다이노나와의 협력관계를 더욱 발전시켜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에이프로젠KIC와 합병 추진 계획을 발표한 바 있는 에이프로젠은 이중표적항체기술 등 첨단 항체 공학 기술과 항체 의약품 대량 생산기술, 글로벌 임상 개발 경험 등에서는 경쟁력을 갖췄으나 자연 상태의 세포막 단백질에 대한 항체를 발굴하는 기술면에서는 다소 부족함이 있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에이프로젠KIC 관계자는 "이번 에스맥을 통한 다이노나 경영권 인수와 에이프로젠KIC를 통한 다이노나 항체 도입은 에이프로젠의 이러한 약점을 크게 보완해 에이프로젠이 바이오시밀러뿐 아니라 항체 신약 부문에서도 글로벌 경쟁력을 크게 강화한 것으로 평가된다"고 했다.

임락근 기자 rkl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