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집회에 모인 사람은 정확하게 몇 명일까. 2016년 말 한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이 무선신호센서 기술로 이를 정확히 파악해 화제가 됐다. 데이터 비즈니스 기업 조이코퍼레이션이다. 최시원 조이코퍼레이션 대표는 “사회적 문제에 우리의 데이터 비즈니스 기술로 도움을 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최시원 대표(좌)와 김재홍 부사장(우)
최시원 대표(좌)와 김재홍 부사장(우)
무선신호센서 기술로 ‘촛불’ 참가 인원 집계

조이코퍼레이션은 매장에 무선신호센서를 설치해 방문객의 수나 동선을 파악한다. 스마트폰의 와이파이나 블루투스 신호를 식별해 실시간으로 위치를 수집하는 방식이다. 최 대표는 “매장 방문객을 집계하는 방식을 촛불집회 집계에 응용했다”며 “이동형 센서로 집계한 결과 74만명이 참여한 것으로 나타났었다”고 했다.

조이코퍼레이션의 핵심은 데이터 비즈니스다. 최 대표는 “오프라인 데이터를 온라인으로 옮겨 분석한다”고 설명했다. 각 매장은 천장에 설치된 센서를 통해 방문객의 방문시간, 체류시간, 재방문율 등의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다. 이를 바탕으로 상품의 위치를 조정하거나 할인 행사 등의 기간을 정할 수 있다. 직접 빅데이터를 분석해 매장의 마케팅 전략을 제시하는 서비스도 제공한다.
조이코퍼레이션은 '조이스퀘어' 센서를 이용해 오프라인 매장 주변 유동 인구 관련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조이코퍼레이션은 '조이스퀘어' 센서를 이용해 오프라인 매장 주변 유동 인구 관련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센서가 설치된 매장 수는 일본과 상하이, 칠레 등을 포함한 전세계에서 2000여 개가 넘는다. 국내 유명 백화점을 비롯해 삼성전자, 이니스프리 등이 이 회사의 고객사다.

조이코퍼레이션은 온라인 매장을 위한 채팅 고객 상담 서비스 ‘채널’도 운영한다. 매장 관리자는 방문객이 조회한 상품, 기존 구매 이력 등을 참고해 적합한 상품을 추천할 수 있다. 채널은 전국 5000여 개 온라인 쇼핑몰이 사용 중이다. 최 대표는 “온라인으로 상품을 추천하자 구매전환율이 20%로 늘었다”며 “온라인의 구매전환율이 1% 내외인 것을 보면 아주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조이코퍼레이션, 촛불집회도 정확히 집계...매장 종합관리 꿈꾼다

4번째로 창업, 실패해도 다시 도전

최 대표는 이번이 벌써 4번째 창업이다. 그는 이른바 ‘컴퓨터 천재’다. 6학년 때 컴퓨터 프로그래밍을 독학해 비디오 대여 관리 프로그램을 만들어 한 달에 3000만원의 수익을 거뒀다. 고등학교에 진학하자마자 온라인 게임 회사에 합류해 게임 제작에 나서기도 했다. 프로그래밍에 소질을 보인 그가 사업에 뛰어든 것은 공동 창업자인 김재홍 부사장을 만나면서부터다.

두 사람은 대학 시절 웹진 제작을 계기로 만났다. 2010년 최 대표는 대학원 진학을 포기하고 김 부사장과 함께 광고·홍보 스타트업 ‘애드바이미’를 창업하면서 본격적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애드바이미는 개인이 광고주가 홍보하려는 내용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실어주고 광고 수익을 나누는 사업이었다. 그러나 트위터 이용자 감소, 페이스북 광고 도입 등의 악재로 오래가지 못했다.

2013년 두 사람은 남은 직원 7명과 함께 무신신호센서로 사업을 전환하기로 했다. 인천공항에서 방문객을 집계하기 위해 사람을 고용한다는 뉴스를 듣고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최 대표는 “아이디어는 있었지만 투자금이 바닥나 직원의 돈을 빌릴 정도였다”고 말했다.

겨우 시제품을 완성한 뒤 대기업이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을 제의하기도 했다. 하지만 둘은 단호히 거절했다. 최 대표는 “단순 하드웨어 판매가 아닌 데이터 비즈니스를 하고 싶었다”며 “수 십억원씩 제안이 들어왔지만 모두 거절했다”고 말했다. 조이코퍼레이션은 데이터 비즈니스에 꾸준히 투자한 결과 지난해까지 누적 투자 68억원을 유치했다.

최 대표는 “올해는 지난해 매출의 2배를 달성하겠다”며 “데이터 비즈니스로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매장을 종합적으로 관리하는 기업이 되겠다”고 말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