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 LG유플러스, 데이터 용량·속도 제한없는 ‘무제한 요금제’ 내놨다
데이터 나눠쓰기 제공량
월 40GB로 업계 최대
가족 공유 횟수 무한대
LG유플러스는 지난 23일 ‘속도·용량 걱정 없는 데이터 요금제’를 출시했다. 이 요금제를 이용하면 월정액 8만8000원에 별도의 기본 데이터 제공량이나 속도 제한 없이 LTE 데이터를 이용할 수 있다. 통신업계는 LTE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에서 하루 기본 데이터 제공량을 모두 쓰면 이후 속도를 초당 최고 3메가비트(Mbps) 안팎으로 제한해왔다.
SK텔레콤, KT의 동일 가격 요금제는 물론 최고가 요금제와 비교해도 경쟁력이 있다는 게 LG유플러스 측의 설명이다. SK텔레콤의 T시그니처 마스터(월정액 11만원), KT의 데이터선택 109(월정액 10만9890원)는 각 사의 최고가 요금제지만 데이터를 하루 2기가바이트(GB) 이상 사용하면 속도가 느려진다.
데이터 나눠 쓰기 혜택 역시 월 최대 40GB까지 대폭 강화했다. 기존 데이터 주고받기 조건이던 ‘본인 잔여량 500MB 이상일 때’ ‘기본 제공량의 50%까지만’ 등의 제한도 없앴다. 가족 간에는 횟수 제한이 없고 친구, 지인 등 일반 가입자에겐 월 4회까지 전달할 수 있다.
LG유플러스는 새 요금제로 인한 데이터 사용량 급증에도 대비했다. 내부 시뮬레이션을 통해 LTE 데이터양 증가를 예측, 파악하고 이번 요금제 출시로 사용량이 급증할 가능성이 있는 지역에 선투자했다.
LG유플러스는 새 요금제가 데이터 속도, 용량 제한으로 답답함을 느끼던 이용자에게 큰 호응을 얻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LG유플러스가 이용자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자사 ‘데이터 스페셜’ 요금제 가입자 네 명 중 한 명은 하루 제공 데이터를 모두 쓰면서 속도 제한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황현식 LG유플러스 PS부문장(부사장)은 “많은 가입자가 새 요금제로 혜택을 볼 수 있는 수준에서 가격을 설정했다”며 “선택약정 할인율이 올라가면서 요금제 가격 경쟁을 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지만 고객층을 명확히 하고 이용자 불편을 줄여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LG유플러스의 이번 시도는 통신업계의 실질적인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 출시를 이끄는 신호탄이 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하지만 경쟁사인 SK텔레콤과 KT는 고가 요금제 개편에 유보적인 태도다.
KT는 “기존 가족결합 요금제 상품을 통해 KT에 가입한 가구 구성원 전체가 합리적인 비용으로 통신 서비스를 즐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속도 제한 없는 무제한 데이터 제공은 자칫 전체적인 통신망 품질 저하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며 “고가요금제 가입자뿐만 아니라 전체 고객에게 혜택을 골고루 나눠줄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
-
기사 스크랩
-
공유
-
프린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