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텍이 민간과 손잡고 조성한 535억 규모의 벤처지원 펀드가 출범했다. 정부나 공기업의 매칭 투자를 받자 않고 대학과 민간 투자자 주도로 만든 벤처지원 펀드 가운데 가장 큰 규모다.

포스텍은 26일 서울산업진흥원 서울창업허브에서 ‘쿼드콜라보오퍼스원 포스텍 창업벤처전문 사모투자합자회사(포스텍 1호 펀드)’ 출범식을 열었다. 이번에 조성된 펀드는 글로벌 바이오 벤처로 성장하고 있는 ‘제넥신’의 창업자 성영철 융합생명공학부 교수가 기부한 주식 100억원이 출발점이다. 성 교수는 인슐린이나 성장호르몬 같은 단백질 치료제 지속 시간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린 기술을 개발해 국내외 제약사와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포스텍은 이 재원을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창업 지원에 사용하기로 하고 국내 제약사와 개인 투자가를 끌어들여 535억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했다. 중점 투자 대상은 바이오, 헬스케어, 정보기술(IT)분야의 신생 벤처, 포스텍 기술을 이전 받은 기업이며 운용은 쿼드자산운용이 맡았다. 포스텍은 포스텍기술지주가 운용하는 50억원 규모 대학창업펀드를 통해 학생과 교직원 창업에 투자하고 여기서 사업성이 검증된 기업을 선별해 포스텍 1호 펀드의 투자를 받게 하는 전주기 투자 시스템을 갖게 됐다.

포스텍이 벤처지원 펀드 조성에 나선 것은 학내와 포항 지역 벤처 창업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다. 학교 측은 이번 펀드 출범을 계기로 투자를 받아 성공한 기업이 다시 대학과 펀드에 투자하는 선순환 구조가 생길 것으로 기대했다.

김도연 포스텍 총장은 “포스텍 1호 펀드의 조성은 포스텍이 배출한 훌륭한 인재와 지식 가치를 바탕으로 하는 창업생태계를 구축하는데 큰 힘을 보탤 것”이라며 “포스텍을 중심으로 바이오와 헬스케어 같은 고부가가치 산업이 성장하면서 새 시장과 일자리를 창출하고 지역 경제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근태 기자 kunt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