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부터 1초에 1000조 회 이상 연산을 수행하는 슈퍼컴퓨터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린다. 정부는 초고성능 컴퓨터 활용 범위를 확대하고 2022년까지 세계 수준의 슈퍼컴 독자개발 기술을 확보하기로 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3일 제6회 국가초고성능컴퓨팅 위원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제2차 국가초고성능컴퓨팅 육성 기본계획’을 심의 확정했다. 정부는 ‘국가초고성능컴퓨팅 활용 및 육성에 관한 법률’에 따라 2013년부터 5년 주기로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정부는 1차 기본계획을 통해 지난해 노벨물리학상을 받은 중력파 검출에 기여하고 연간 2000명 이상 연구자가 혜택을 보는 등 슈퍼컴 능력을 세계 10위권으로 끌어올렸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대형 집단연구 프로그램이 부족하고 소수 컴퓨터가 모든 수요에 대응하는 등 초고성능 컴퓨팅의 장점을 살리는 데는 다소 미흡했다고 분석했다.

이번 2차 기본계획에서는 올해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과 내년 기상청이 도입하는 페타플롭스(PFlops·초당 1000조 회 연산)급 슈퍼컴을 중심으로 활용 범위를 확대하기로 했다. KISTI가 올 상반기 도입하는 슈퍼컴 5호기는 속도가 25.7PFlops에 이른다. 일반 컴퓨터로 70년, 슈퍼컴 4호기로 4일 걸리던 은하 형성과 진화 시뮬레이션을 단 1시간에 끝낸다. 정부는 슈퍼컴 활용 범위를 일부 연구와 기상예보에서 확대해 제조, 의료 및 해양 등 다양한 영역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정부는 슈퍼컴의 독자개발 능력도 확보하기로 했다. 슈퍼컴 5호기를 비롯해 지금까지 슈퍼컴은 전량 수입해 썼다. 국내 11개 기관이 참여한 가운데 2022년까지 1PFlops 슈퍼컴을 개발하고 2025년에는 30PFlops 슈퍼컴을 개발하는 능력을 확보하기로 했다.

박근태 기자 kunt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