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U+ "진짜 무제한 요금제"… 통신사 요금제 경쟁 신호탄
속도 등의 제한 없이 데이터를 무제한 쓸 수 있는 요금제가 국내 처음으로 출시된다. 기존 무제한 요금제는 하루 이동통신 기본 데이터 제공량을 두고 이를 모두 쓰면 통신 속도를 제한했다.

LG유플러스는 22일 서울 용산 사옥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속도·용량 걱정 없는 데이터 요금제’(사진)를 출시한다고 발표했다. 전국 유플러스 대리점에 방문하거나 고객센터 전화, 앱(응용프로그램) 또는 홈페이지를 통해 23일부터 가입할 수 있다.

이 요금제를 이용하면 월정액 8만8000원에 별도의 기본 데이터 제공량이나 속도 제한 없이 LTE 데이터를 이용할 수 있다. 통신업계는 LTE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에서 하루 기본 데이터 제공량을 모두 쓰면 이후 속도를 초당 최고 3메가비트(Mbps) 안팎으로 제한해왔다.

SK텔레콤, KT의 동일 가격 요금제는 물론 최고가 요금제와 비교해도 경쟁력이 있다는 게 LG유플러스 측의 설명이다. SK텔레콤의 T시그니처 마스터(월정액 11만원), KT의 데이터선택 109(월정액 10만9890원)는 각 사의 최고가 요금제지만 데이터를 하루 2기가바이트(GB) 이상 사용하면 속도가 느려진다.

데이터 나눠 쓰기 혜택 역시 월 최대 40GB까지 대폭 강화했다. 기존 데이터 주고받기 조건이던 ‘본인 잔여량 500MB 이상일 때’ ‘기본 제공량의 50%까지만’ 등의 제한도 없앴다. 가족 간에는 횟수 제한이 없고 친구, 지인 등 일반 가입자에겐 월 4회까지 전달할 수 있다.

LG유플러스는 새 요금제로 인한 데이터 사용량 급증에도 대비했다. 내부 시뮬레이션을 통해 LTE 데이터량 증가를 예측, 파악하고 이번 요금제 출시로 사용량이 급증할 가능성이 있는 지역에 선투자했다.

LG유플러스는 새 요금제가 데이터 속도, 용량 제한으로 답답함을 느끼던 이용자에게 큰 호응을 얻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LG유플러스가 이용자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자사 ‘데이터 스페셜’ 요금제 가입자 4명 중 1명은 하루 제공 데이터를 모두 쓰면서 속도 제한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LG유플러스의 이번 시도는 통신업계의 실질적인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 출시를 이끄는 신호탄이 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황현식 LG유플러스 PS부문장(부사장)은 “많은 가입자가 새 요금제로 혜택을 볼 수 있는 수준에서 가격을 설정했다”며 “선택약정 할인율이 올라가면서 요금제 가격 경쟁을 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지만 고객층을 명확히 하고 이용자 불편을 줄여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유하늘 기자 sky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