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비 인하 방안을 다뤄온 가계통신비정책협의회(통신비협의회)가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고 22일 해체되면서 최대 쟁점 안건이던 보편요금제 논의는 결국 국회로 넘어가게 됐다.

통신 3사 및 삼성전자 LG전자 등 단말기업계, 시민단체, 정부, 학계 대표 20명이 참여한 통신비협의회는 이날 9차 회의를 열고 100일간의 활동을 마감했다. 작년 11월10일 출범한 통신비협의회는 그동안 단말기 자급제 활성화 방안, 기초연금 수급자 통신비 할인, 보편요금제 등을 논의했다.

핵심 안건인 보편요금제를 둘러싼 정부·시민단체와 통신업계 간 견해차는 결국 좁히지 못했다. 정부가 통신비 절감 대책으로 추진하는 보편요금제는 음성 200분, 데이터 1기가바이트(GB) 혜택을 월 2만원 요금에 주겠다는 게 골자다. 통신 3사는 정부의 과도한 시장 개입과 수익성 악화 가능성을 제기하며 보편요금제 도입에 반대해왔다. 알뜰폰업계도 알뜰폰의 가격 경쟁력 하락에 따른 가입자 이탈을 우려하고 있다.

보편요금제 도입을 위해선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이 필요하다. 정부는 올 상반기 개정안 발의를 준비하고 있다. 통신비협의회가 보편요금제와 관련한 이견 조율에 실패하면서 공은 국회로 넘어가게 됐다. 국회 담당 상임위원회인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의원 사이에서도 보편요금제를 둘러싸고 찬반 의견이 엇갈려 관련 논의는 난항을 겪을 전망이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