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창규 비즈플레이 대표 "영수증 풀칠하는 시간 3000만분 아꼈죠"
“법인카드를 사용한 뒤 영수증을 종이에 붙여 결제 요청을 하는 데 보통 10분씩 걸립니다. 한 달에 2시간 가까이 이런 귀찮은 일을 해야 하는 셈이죠. 기업의 젊고 똑똑한 직원들이 이런 일을 하는 데 시간을 낭비하고 있습니다.”

석창규 비즈플레이 대표(사진)는 18일 서울 당산동 본사에서 기자와 만나 “이런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해 경비지출 자동화 솔루션 ‘비즈플레이’를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2016년 기준 국내 법인카드 이용 금액은 172조원, 이용 건수는 8억3000만 건에 이른다. 그러다 보니 기업의 규모가 조금만 커져도 전담 직원을 따로 둬야 하는 상황이다.

비즈플레이는 회사 내 경비 지출과 관련한 업무를 스마트폰, PC 등을 이용해 자동화했다. 법인카드를 미리 등록해두면 사용 즉시 영수증이 앱(응용프로그램)에 등록된다. 앱에서 지출결의서를 작성해 결재까지 받을 수 있다. 국세 기본법은 기업의 세금계산서나 영수증 등 증빙 서류 원본을 5년간 보관하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공인전자문서보관소에 둘 경우는 예외다. 비즈플레이는 카드회사에서 직접 받은 영수증 데이터를 공인전자문서보관소에 저장하기 때문에 별도의 증빙 서류를 보관할 필요가 없다.

비즈플레이는 2014년 6월 핀테크(금융기술) 회사 웹케시의 사내벤처로 출발해 같은 해 11월 분사했다. 처음 사업 아이템은 ‘비즈니스 앱스토어’였다. 인사, 회계, 그룹웨어 등 다양한 기업용 솔루션을 판매하는 플랫폼이다. 하지만 사업은 신통치 않았다. 50여 명의 직원이 50여 개 앱을 개발해 관리하다 보니 제대로 된 서비스가 나오기 어려웠다.

이 같은 상황에서 석 대표가 2015년 12월 ‘구원투수’로 복귀했다. 1999년 웹케시를 창업한 석 대표는 가상계좌, 편의점 현금자동입출금기(ATM) 등을 처음 만든 ‘핀테크 1세대’다. 2012년 웹케시 대표에서 물러나 글로벌 사업을 맡아 캄보디아 등 아시아 시장으로 서비스를 넓히는 데 주력하고 있었다.

그는 취임하자마자 비즈플레이가 개발한 50개 앱 가운데 법인카드 관리 앱만 남겨놓고 모두 정리했다. 석 대표는 “하나의 서비스를 뾰족하게 다듬어 시장에 내놓으면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봤다”고 설명했다.

1년여의 준비 기간을 거쳐 지난해 1월 서비스를 선보였다. 별다른 광고를 하지 않았지만 입소문이 퍼지면서 지난달 말 기준 대기업과 중견기업 350여 곳을 고객사로 확보했다. 중소기업 고객은 1만여 곳에 이른다. 올해 목표는 대기업·중견기업 고객을 1000여 곳으로 늘리는 것이다.

석 대표는 “비즈플레이에 등록된 법인 카드가 30만 장인데 법인카드 한 장으로 월평균 10여 건을 결제할 경우 영수증 처리에 드는 시간을 모두 합하면 1년에 3000만 분”이라며 “절약한 시간에 다른 일을 더 할 수 있어 업무 효율성이 올라간다”고 강조했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