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카풀 사업 본격 진출… 스타트업 '럭시' 252억에 인수
카카오의 교통부문 자회사 카카오모빌리티가 카풀 서비스 업체 럭시를 인수한다. 택시업계와 카풀 서비스 업체 간 갈등이 계속되는 가운데 택시와 카풀을 동시에 서비스하게 될 카카오가 중재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카카오모빌리티는 14일 럭시 지분 100%를 252억원에 인수해 자회사로 편입한다고 공시했다. 기업 실사와 이사회 의결 등을 거쳐 다음달 인수 절차가 마무리될 예정이다.

럭시는 모바일 콘텐츠 업체 다날 출신 멤버들이 2014년 창업한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이다. 풀러스에 이어 국내 2위 카풀 서비스 업체다. 지난해 8월 현대자동차에서 잠재력을 인정받아 50억원을 투자받기도 했다.

현대차는 카카오의 인공지능(AI) 플랫폼 ‘카카오 아이(I)’ 기반 음성인식 기능을 자사 차량에 적용하는 등 카카오와 협력관계를 맺고 있다. 카카오의 럭시 인수를 계기로 현대차와의 협력도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주력 사업인 택시 서비스를 보완하기 위해 럭시를 인수하기로 했다. 택시 호출 수요가 급증하는 출퇴근·심야 시간대, 도심·번화가 등에서 카풀 서비스를 운영해 이용자 불편을 줄인다는 계획이다.

카카오택시 데이터를 분석한 바에 따르면 지난해 12월18일 오전 8시부터 1시간 동안 카카오택시 호출 건수는 23만 건에 달했다. 하지만 같은 시간 배차 가능한 택시는 2만6000대에 불과했다. 이같이 수요와 공급이 일치하지 않는 시간대가 존재하기 때문에 카풀 서비스의 성장 잠재력도 크다는 설명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럭시 서비스를 현행대로 유지하면서 새로운 운영 방식을 논의할 방침이다. 장기적으로 카카오모빌리티의 서비스를 하나로 모은 카카오T에 편입될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가 카풀 서비스를 카카오택시처럼 시장에 안착시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최근 풀러스가 ‘출퇴근 시간 사전 선택제’를 도입하면서 카풀업계는 택시업계와 갈등을 빚고 있다. 카카오 관계자는 “택시업계는 물론 다양한 이해관계자와 만나 의견을 들을 계획”이라며 “카풀 서비스가 택시의 영역을 침범하는 것이 아니라 상호보완 관계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위주로 설명하려 한다”고 말했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