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동안 쑥쑥 크던 스마트폰 시장의 성장세에 급제동이 걸렸다. 제조사들로서는 고가 제품으로 수익성을 끌어올리는 한편 5세대(G) 이동통신 상용화 등을 반전의 계기로 만들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스마트폰 작년 출하량 1% 증가 그쳐
11일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스마트폰 출하대수는 15억800만 대로 집계됐다. 처음으로 15억 대를 돌파하긴 했지만 전년 대비 성장률은 1%대에 그쳤다. 특히 4분기에는 9% 감소한 4억20만대에 머물러 역대 최대 하락 폭을 기록했다. 스마트폰 출하량은 2011~2015년만 해도 연평균 39%씩 급증했다.

세계 1, 2위 시장인 중국과 미국에서는 ‘마이너스 성장’을 했다. 지난해 중국 시장 출하량은 전년 대비 4.1% 감소한 4억5960만 대에 그쳤고, 북미는 2.4% 줄어든 1억7050만 대로 집계됐다. 북미 시장 출하량이 뒷걸음질한 것은 사상 처음이고, 중국의 감소 역시 2009년 이후 8년 만이다.

이런 현상이 나타난 것은 최근 몇 년 새 보급률이 크게 높아지면서 성장세가 둔화했기 때문이다. 세계 스마트폰 보급률은 2012년 14.7%에서 지난해 43.1%로 높아졌다. 특히 중국(71.6%)과 미국(75.1%)은 이미 70%대에 진입했다. SA는 2022년 보급률이 57.9%까지 상승하겠지만 증가 속도는 확연히 느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SA는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그나마 보급률이 낮은 인도, 나이지리아, 파키스탄 등에 특별한 관심을 기울여야 할 때”라고 했다.

스마트폰 품질이 ‘상향 평준화’하면서 교체 주기가 길어진 점도 영향을 줬다. 칸타월드패널에 따르면 중국 대도시 사용자의 휴대폰 교체 주기는 2013년 18.6개월에서 2016년 20.2개월로 늘어나는 등 갈수록 연장되는 추세다. 신제품이 나와도 크게 달라진 게 많지 않고, 가격은 계속 비싸지다 보니 소비자들이 제품 구매를 망설이게 된다는 것이다. 샘 가오 대만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올해 세계 스마트폰 출하량은 중국 시장의 포화와 최신 제품의 가격 상승으로 2% 감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