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기통신부, 제3차 우주개발계획 발표

2030년 탐사선 발사
궤도선·착륙선 개발 늦어져
한국형발사체도 1년 연기

2022년 독자 위성 GPS 구축
초소형 위성 10기 이상 발사
한반도 재난·재해 실시간 감시
10년 늦춰진 달 탐사… 더 멀어진 '우주강국 꿈'

2019년 한국형 발사체 첫 발사와 2020년 달 착륙 계획이 모두 연기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5일 정부과천청사에서 제14회 국가우주위원회를 열어 이런 내용을 담은 ‘제3차 우주개발진흥기본계획’을 심의·확정했다고 발표했다.

2019년과 2020년 한 차례씩 쏘려던 한국형 발사체는 2021년에 두 차례로 변경됐고 2020년을 목표로 했던 달 착륙선 계획도 2030년으로 미뤘다. 그동안 정부가 중점 추진해온 우주개발 사업이 줄줄이 연기되면서 ‘우주강국의 꿈’도 멀어졌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0년 늦춰진 달 탐사… 더 멀어진 '우주강국 꿈'

무리한 사업 변경에 줄줄이 연기

당초 정부는 75t급 액체엔진을 개발해 1.5t의 인공위성을 실은 3단형 한국형 발사체를 2019년과 2020년 한 차례씩 발사한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발사체 개발 과정에서 추진제 탱크에 불량품이 발생하고 제조사가 변경되면서 개발이 지연되고 있다. 우주위원회는 이런 상황을 감안해 발사일을 2021년 2월과 10월로 14개월 늦췄다. 그러나 오는 10월 예정된 75t급 시험발사체 발사는 예정대로 추진하기로 했다.

달 탐사 사업은 무리하게 일정을 앞당겨 추진하다가 일정이 다시 재조정됐다. 달 탐사 사업은 2017년 달 주변을 도는 550㎏짜리 궤도선을, 2020년 달 착륙선을 보내는 계획이다. 박근혜 정부가 2020년까지 달에 태극기를 펄럭이겠다는 계획을 내놓으면서 궤도선과 착륙선의 발사 일정을 앞당긴 것이다. 하지만 달 궤도선 역시 계획보다 개발이 늦어지면서 2020년으로 발사 일정이 변경됐다. 달에 착륙선과 로버(탐사로봇)를 보내는 계획은 한국형 발사체의 개발 상황을 고려해 2030년까지로 발사 일정을 늦췄다.

전문가들은 한국형 발사체 개발 일정이 꼬인 건 달 탐사가 무리하게 추진되면서 빚어진 해프닝이라고 지적한다. 선언적인 달 탐사 일정에 쫓겨 무리하게 개발 일정을 당기는 것은 현실성이 없다고 꼬집었다. 이진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1차관도 “추진제 탱크의 기술적 난도, 제작업체의 중도 포기, 초기 예산 부족으로 달성할 수 없었다”고 했다.

과기정통부는 2026년부터는 미국의 스페이스X, 유럽의 아리인스페이스처럼 민간기업에 발사를 맡겨 본격적인 민간 발사 서비스 시대를 열겠다고 했다. 또 달 착륙선이 성공하면 2035년께 소행성에 탐사선을 보내 표본을 채취한 뒤 지구로 귀환하는 프로젝트를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실행 방안 또 빠진 청사진

과기정통부는 이번 3차 진흥계획은 국민이 체감하고 민간이 주도하는 쪽에 초점을 맞췄다는 것을 강조했다. 이에 무인자율주행차 등 4차 산업혁명 기술을 뒷받침하기 위해 2035년까지 미국의 GPS와 유사한 한국형 위성항법시스템(KPS)을 구축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또 다목적·실용위성이 하루에 한 번 지구를 관측해 재난과 재해에 민첩하게 대응하지 못하는 점을 극복하기 위해 2022년까지 초소형 위성(무게 100㎏ 이하 위성) 10기 이상을 우주에 쏘아 올린다는 계획을 내놨다. 한 시간마다 위성이 한반도 상공을 지나면서 시시각각 바뀌는 지상의 상황을 감시하겠다는 것이다.

학계와 연구계 전문가들은 이번 3차 진흥계획에도 실현 방안이 빠졌다고 지적했다. 과기정통부가 민간 주도 우주산업을 키우겠다는 목표를 제시했지만 당장 10년 뒤인 2026년 상업 발사 서비스를 제공할 민간업체 발굴과 구체적 인력 육성 방안은 빠졌다. 로켓 개발 분야의 한 전문가는 “당장 대한항공마저 돈이 안 된다는 이유로 한국형 발사체 사업 참여를 포기하고 지나치게 낙관적인 목표를 세웠다”고 말했다. 해외에서는 전자와 기계, 소프트웨어, 항공, 바이오 등 다양한 분야에서 국제협력을 통해 민간 우주 개발에 뛰어들고 있지만 한국은 이런 추세에 뒤진 우주 개발에만 집중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박근태 기자 kunt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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