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사상 최대 실적에도 웃지 못했다. 아이폰의 분기 판매량이 처음으로 전년 동기 대비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애플은 지난해 4분기 883억달러(약 94조5800억원)의 매출과 262억7400만달러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고 1일(현지시간) 발표했다.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12.6%, 영업이익은 12.4% 늘었다.

불룸버그통신은 아이폰 출시 10주년을 기념해 내놓은 1000달러 가격의 아이폰Ⅹ 전략이 주효한 덕분이라고 분석했다. 4분기 아이폰 평균 판매 가격은 797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약 15% 상승했다.

사상 최대 실적에도 불구하고 아이폰 판매량은 전년 동기보다 감소했다. 2016년 4분기 7829만 대보다 0.9% 감소한 7732만 대였다. 아이폰의 분기 판매 대수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줄어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문가 예상치인 8020만 대에도 못 미쳤다. 애플이 올 1분기 매출과 관련해 증권가 예상치인 671억달러보다 적은 600억~620억달러를 예상하면서 주가는 시간 외 거래에서 1% 넘게 하락했다.

아이폰 판매량 감소에도 불구하고 애플은 신제품 출시 효과를 앞세워 지난해 4분기 세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1위를 탈환했다. 2016년 4분기 이후 1년 만이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는 애플이 4분기 19.3%의 점유율로 1위에 올랐다고 분석했다. 삼성전자가 18.6%(7440만 대), 화웨이가 10.2%(4100만 대)로 뒤를 이었다. 지난해 전체로는 삼성이 21.1%의 점유율로 1위였고 애플(14.3%) 화웨이(10.1%) 오포(7.8%) 샤오미(6.1%) 순이었다.

SA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세계 스마트폰 출하 대수가 전년 대비 9% 줄어들었다. 2016년 4분기 4억3870만 대였던 세계 스마트폰 출하량이 작년 4분기 4억20만 대로 감소했다. 이 기간 중국 시장이 16%가량 축소된 게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김태훈 기자 tae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