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인터넷업체 구글이 창사 20년 만에 처음으로 연간 매출 1000억달러(약 108조원)를 넘어섰다.

1일(현지시간)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은 이날 “지난해 4분기 매출이 323억달러를 기록해 2017년 전체 매출이 1109억달러에 달했다”고 발표했다. 2016년 매출(902억달러) 대비 22.9% 증가한 수치다.

실리콘밸리 기업 중 연매출이 1000억달러를 돌파한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애플은 2011년, 아마존은 2015년에 연매출 1000억달러를 넘어섰다. 하지만 인터넷 서비스가 주력인 업체 중에선 구글이 처음이다. 구글은 각각 하드웨어와 전자상거래가 주력 매출원인 애플, 아마존과 달리 디지털 광고 수입이 매출의 80% 이상을 차지한다.
구글, 인터넷 기업 첫 연매출 1000억달러 돌파
의미있는 기록을 세웠지만 시장의 예상치에는 못 미쳤다. 구글의 지난해 주당순이익(세전)은 9.7달러로 증권가 예상치(9.98달러)에 못 미쳤다. 분기 매출(323억달러)도 시장 예상치인 318억달러를 밑돌았다.

구글은 최근 하드웨어와 클라우드 부문을 강화하고 있지만 이 분야의 실적 기여도는 크지 않았다. 구글의 지난 분기 광고 매출은 273억달러(약 29조4931억원)였지만 클라우드 등 기업 비즈니스와 하드웨어 부문을 모두 합친 매출은 47억달러(약 5조774억원)에 그쳤다. 기대에 못 미친 실적과 성장성 우려 탓에 이날 구글 주가는 시간 외 거래에서 2.33% 하락한 114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구글은 존 헤네시 이사가 다음주 알파벳 이사회 의장으로 취임할 예정이라고 이날 발표했다. 헤네시 이사는 지난해 12월 자리에서 물러난 에릭 슈밋 회장의 역할을 대신한다.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아마존은 실적 호조에 감세 효과까지 더해져 지난 분기 사상 처음 10억달러가 넘는 순이익을 냈다. 아마존은 지난해 4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38% 증가한 605억달러(약 65조3500억원), 순이익은 69% 급증한 19억달러(주당 3.75달러)라고 발표했다. 시장 예상치는 각각 598억달러와 주당 1.83달러였다.

아마존은 그동안 물류, 인공지능, 클라우드 인프라 등에 대규모로 투자해 매출 증가에도 순이익이 10억달러를 넘은 적이 없다. 아마존은 세제 개편으로 7억8900만달러의 세금 감면 효과를 봤다고 설명했다. 미국은 작년 9월 이후 투자분에 대해 그해 감가상각을 100% 인정한다. 지난해 4분기 연말 쇼핑 특수도 원인이다. 아마존웹서비스(AWS)의 견조한 성장, 상품 검색 광고 확대 등도 호재로 작용했다. 브라이언 올사브스키 아마존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물류센터에서 지속적인 비용절감과 생산성 향상이 이뤄졌다”고 말했다.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는 2017 회계연도 3분기(10~12월) 매출이 830억2800만위안(약 14조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56% 늘었다. 핵심 사업인 전자상거래 부문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57% 증가한 732억4400만위안, 클라우드컴퓨팅 매출은 두 배 이상 늘어난 35억9900만위안을 기록했다. 순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36% 증가한 233억3200만위안을 올렸다. 사상 최대 분기 매출을 거뒀지만 물류·소매 기업 인수로 인한 부분을 제외하면 성장률이 이전만 못 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유하늘 기자/뉴욕=김현석 특파원 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