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이밍노트북이 갖춰야할 최고의 덕목은 무엇일까. 두말할 필요 없이 게임 성능이다. 노트북이 죄다 초슬림을 지향하는 시대라지만, 게이밍노트북이 두껍고 무거웠던 데는 나름 이유가 있다. 강력한 성능을 내기 위한 중앙처리장치(CPU)와 그래픽카드(GPU), 쿨러 등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에이수스(ASUS)가 선보인 'ROG 시리즈 아테나 에디션(GL703)'도 마찬가지다. 2.93kg은 결코 가볍다고 할 수 있는 무게는 아니다. 하지만 인텔 i7-7700 CPU, 지포스 1050 GPU, 스마트 앰프 스피커 등을 모두 담으려면 다소 무게가 나가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에이수스 GL703 게이밍 노트북 써보니
게임 성능은 뛰어났다. 지포스 1050을 탑재해 노트북에서도 고사양 게임 '배틀그라운드'가 안정적으로 돌아갔다. 그래픽 옵션을 약간 조정하면 끊기는 일 없이 쾌적하게 게임을 할 수 있었다. 블리자드의 '오버워치'와 에픽게임즈의 '포트나이트'처럼 비교적 중급 노트북에서도 잘 돌아가는 게임은 그래픽 옵션을 '높음' 수준으로 맞춰도 부드러운 60프레임을 유지했다. 지난해 큰 인기를 끈 공포 게임 '레지던트이블 7'도 무난하게 즐길 수 있었다.
GL703VD로 배틀그라운드도 쾌적하게 즐길 수 있었다.
GL703VD로 배틀그라운드도 쾌적하게 즐길 수 있었다.
최적화가 잘 된 포트나이트는 60프레임을 유지할 수 있었다.
최적화가 잘 된 포트나이트는 60프레임을 유지할 수 있었다.
화목한 저녁 식사 중....?
화목한 저녁 식사 중....?
기대 이상인 부분은 스피커였다. 헤드폰을 착용하지 않아도 배틀그라운드를 하면서 보급 비행기가 어느 방향으로 가는지, 어느 방향에서 상대방이 총을 쏘는지 대강 파악할 수 있을 정도였다. 오버워치를 할 때도 비슷한 경험을 할 수 있었다. 스피커는 영상을 볼 때도 풍부한 음량을 내서 만족스러운 경험을 할 수 있었다. GL703에 장착된 스피커는 스마트 앰프 기능을 탑재해 최대 200%까지 음량을 높일 수 있다.
에이수스 GL703 게이밍 노트북 써보니
무지갯빛 LED(발광다이오드)가 돋보이는 키보드는 여러 기능을 지원한다. 별도의 프로그램을 통해 키보드의 색을 바꾸는 것은 기본이다. GL703은 게이머를 위한 각종 단축키를 마련했다. 팬 속도를 바로 조절하거나, 게임 성능을 조절할 수 있는 프로그램인 'ROG 게임 센터'를 바로 실행하는 키를 별도로 두어 편의성을 높였다. 키보드 사용감은 부드럽지만 정확해서 장시간 사용에도 무리가 없었다.

아쉬운 부분이 없는 것은 아니다. GL703의 게임 성능은 최고라고까지 말하긴 어렵다. 형제 모델인 GL503VS보다 GPU 성능이 낮다. 무게도 0.4kg가량 더 무겁다. 하지만 GL703은 가격이 합리적이다. 정확한 색을 표시하는 sRGB 100%의 17인치 LCD(액정표시장치)와 뛰어난 스피커를 갖추고도 130만원대다. GL503VS보다 100만원 이상 싸다.

GL703은 작업을 하면서 배틀그라운드도 짬짬이 한판 할 수 있다. 게임 성능도, 멀티미디어도, 휴대성도 놓치고 싶지 않은 사람이라면 GL703을 구매 목록에 올려봐도 좋을 것 같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