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수 교수(왼쪽)과 임형택 교수.
김성수 교수(왼쪽)과 임형택 교수.
담배를 피우면 실명 원인 중 하나인 습성 황반변성이 생길 위험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김성수·임형택 신촌세브란스병원 안과 교수 연구팀은 흡연과 습성 황반변성 간의 상관관계를 규명했다고 25일 밝혔다.

황반변성은 사물이 휘어 보이거나 시야 중 일부분이 보이지 않게 되는 안질환이다. 이 질환은 신생혈관의 발생 유무에 따라 두 가지로 나뉜다. 신생혈관이 생기지 않으면 건성 황반변성이고 생기면 습성 황반변성이다. 습성 황반변성은 실명으로 이어질 위험이 높다. 신생혈관은 원래 있는 혈관이 아니라서 매우 불안정하기 때문에 쉽게 파열되거나 주변으로 혈관을 확장하는데 이 과정에서 시력이 망가질 위험이 크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2002~2003년 검진 받은 40세 이상 성인 51만명 중 나이·체질량·신체활력징후·동반질환 등을 고려해 흡연집단(금연자 포함)과 비흡연집단을 각각 6만4560명씩 선별했다. 이들에게 2009년 8월부터 2013년 12월 사이 습성 황반변성 환자가 얼마나 발생했는지 확인했다. 비흡연집단에서 습성 황반변성 환자는 154명이었고 흡연집단에서는 227명이었다. 위험비로 환산하면 흡연집단이 비흡연집단보다 약 50% 더 높은 발생 확률을 보였다.

연구팀은 또 과거 흡연을 했지만 현재 금연 중인 집단 1만9688명과 계속 흡연 중인 집단 4만4872명을 비교 분석했다. 같은 기간에 금연집단은 60명, 흡연집단은 167명이 습성 황반변성에 걸렸다. 비흡연집단보다 금연집단은 21%, 흡연집단은 65% 습성 황반변성이 생길 확률이 높았다.

연구진은 "흡연이 황반변성을 야기하는 위험인자라는 사실은 널리 알려졌으나 연구 대상 대부분이 건성 황반변성 환자였다"고 설명했다. 습성 황반변성은 국내 40세 이상 성인 1만명당 연평균 3명 꼴로 발생하는 희귀질환이다. 그동안 충분한 연구 데이터를 확보하기 힘들어 흡연과 습성 황반변성의 관계를 검증하기가 어려웠다는 게 연구진의 설명이다.

김성수 교수는 "흡연을 계속 하는 집단보다 금연집단의 습성 황반변성 발생 확률이 낮다는 것은 습성 황반변성 위험을 줄이기 위해 기존 흡연자도 금연을 하는 게 낫다는 점을 알려준다"고 말했다.

임유 기자 free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