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케미칼 연구원이 백신을 개발하기 위한 연구를 하고 있다. SK케미칼 제공
SK케미칼 연구원이 백신을 개발하기 위한 연구를 하고 있다. SK케미칼 제공
올해 국내 제약·바이오산업은 그동안 지속해온 연구개발의 결실을 본격적으로 수확하는 한 해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기업들의 연구개발 가치가 재조명될 것이란 관측이다.

미 FDA 허가 의약품 9개 기대

2018년에는 국내 기업이 개발한 9개 의약품의 미국 식품의약국(FDA) 판매 허가가 기대된다. 지난해까지 FDA에서 허가받은 국내 개발 의약품이 9개라는 점을 고려하면 주목할 만한 숫자다.

GC녹십자의 면역결핍증 치료제 ‘IVIG-SN’, 대웅제약의 보툴리눔톡신 제제 ‘나보타’, SK바이오팜의 수면장애 치료제 ‘SKL-N05’, 삼성바이오에피스의 허셉틴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온트루잔트’, 셀트리온의 리툭산 및 허셉틴 바이오시밀러 ‘트룩시마’와 ‘허쥬마’ 등이 FDA 허가를 기다리고 있다.

미국은 세계 최대 의약품 시장이다. 판매 허가에 따른 실적 기대감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또 국내 기업들의 잇단 성과는 K바이오의 연구개발 경쟁력을 부각하며 다른 신약후보물질에 대한 기대도 키울 것으로 보인다.

올해는 임상 3상 단계 신약후보물질 중 티슈진의 골관절염 치료제 ‘인보사’, 한미약품이 미국 스펙트럼에 기술수출한 호중구감소증 치료제 ‘롤론티스’, 바이로메드의 당뇨병성 신경병증 치료제 ‘VM202’, 신라젠의 항암바이러스 ‘펙사벡’의 중간 결과 공개 등이 예정돼 있다.
한미약품 연구원이 의약품 연구를 하고 있다. 한미약품 제공
한미약품 연구원이 의약품 연구를 하고 있다. 한미약품 제공
면역항암제 전성시대 이어질 것

신약 개발과 관련해서는 면역항암제에 대한 관심이 지속될 것이란 예측이다. 항암제가 의약품 시장에서 규모가 가장 크고 면역항암제가 최근 대세이기 때문이다. 시장조사기관 이벨류에이트파마에 따르면 세계 의약품 시장은 2017년부터 2022년까지 연평균 6.5% 성장해 1조600억달러(약 1130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같은 기간 항암제의 연평균 성장률은 12.7%로 2022년 1922억달러(약 205조원)에 이르고, 이 중 면역관문억제제는 300억달러(약 32조원) 규모의 시장이 예상된다.

면역항암제가 주목받는 이유는 반응을 보이는 환자들의 장기 생존율이 높기 때문이다. 반응률이 낮기 때문에 이를 높이기 위한 다른 항암제와의 병용투여 임상이 2018년에도 확대될 것이란 관측이다. 특히 적응증을 빠르게 확장하고 있는 면역관문억제제와 다른 기전으로 시너지 효과가 예상되는 항암제에 대한 관심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신라젠의 항암바이러스 펙사벡은 다양한 고형암을 대상으로 6건의 병용투여 임상이 진행되고 있거나 준비 중이다. 제넥신은 항암백신 ‘GX-188E’와 면역관문억제제 ‘키트루다’의 병용투여 임상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달 6000억원 규모 기술수출에 성공한 새로운 기전의 면역항암제 ‘하이루킨’도 다양한 병용투여 임상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임플란트·치매, 문재인 케어로 시장 확대

국내에서는 ‘문재인 케어’(문재인 정부의 의료정책)의 본격적인 시행으로 임플란트와 치매 등의 시장 확대가 예상된다.

오는 7월부터 만 65세 이상은 임플란트 시술 시 본인부담률이 기존 50%에서 30%로 낮아질 예정이다. 이는 2014~2016년 시행된 임플란트 건강보험 적용 연령 확대 당시와 마찬가지로 임플란트 판매량을 증가시킬 것이다. 보험 적용 임플란트 판매량은 2014년 4만9415개에서 2016년 53만4929개로 급증했다.

또 10월부터는 중증 치매 환자의 치료비 본인부담률이 현행 20~60%에서 10%로 인하된다. 치매 관련 종합신경인지검사와 자기공명영상(MRI) 검사에도 건강보험이 적용된다.

계절독감백신 무료 접종 대상도 늘어난다. 정부는 2018년 초등학생 277만 명, 2019년 중학생 146만 명, 2020년 고등학생 182만 명까지 단계적으로 독감백신 무료 접종을 확대할 계획이다. 올해는 만 6세 어린이 48만 명과 초등학생 277만 명의 무료 접종이 예상된다. 여기에 10월1일부터 난임 치료 시술에 건강보험이 적용된다. 원칙적으로 모든 난임 관련 진료 행위에 건강보험이 적용되고, 의약품 등의 본인부담률도 30%로 규정했다.

이 같은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정책으로 관련 제품을 보유하고 있는 오스템임플란트 삼진제약 SK케미칼 일양약품 동아에스티 등에 대한 기대감이 있다.

한민수 기자 hms@hankyung.com